3년 전부터 열리는 창의발표회
공무원·시민 제안만 7500여건
150여건, 실제 정책으로 추진

서울시가 2022년 이후 매 분기마다 여는 ‘창의 발표회’가 공무원 정책 제안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이디어 발표 차원에 머무는 게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면서 정책 완성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열린 2026년 첫 창의 발표회에서 서울교통공사의 ‘민원보다 빠른 바람 인공지능(AI)으로 완성하는 쾌적한 출퇴근 열차’가 대상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지하철 객실 냉난방 민원이 발생하기 전에 객실 혼잡도를 실시간 예측해 온도를 미리 조절한다는 아이디어였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 민원의 80%가 냉난방 관련이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이러한 민원은 출퇴근 시간에 집중 발생했고, 혼잡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사는 AI 머신러닝을 활용해 실시간 혼잡도를 예측, 냉방 가동 시점과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간 객실 냉방은 일정 온도를 초과한 경우에만 가동됐었다. 데이터 학습을 통해 정확도도 40.3%에서 95.6%까지 높였다. 이 시스템은 다음 달 4호선에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시 복지실의 ‘고령 1인 가구 친화 임대주택 인증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디지털도시국의 ‘업무관리시스템 AI 내재화’와 도봉구의 ‘안심 부고 시스템’은 우수상을 받았다. 시는 발표된 제안 중 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15회째를 맞은 창의 발표회는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상시적인 정책 혁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는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장 복귀 이후 ‘창의행정’을 도입해 관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2006년 첫 취임 당시 창의시정을 도입해 시민과 공무원의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해 왔다.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반포 세빛섬 등이 이 과정에서 추진됐다.
시에 따르면 2021년 창의행정 본격 도입 이후 현재까지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만 7500여건에 달한다. 이 중 150여건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졌다.
쪽방촌 주민이 필요한 물품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온기창고’, 잘못 내린 지하철 승객의 불필요한 요금 부담을 없애준 ‘지하철 15분 재승차 환승제’ 등도 창의행정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오 시장은 “‘사소할수록 아름답다. 작을수록 가치 있다’는 말이 바로 이 창의 발표회를 한마디로 표현해준다. 정책은 시민 참여와 창의 행정이 맞물릴 때 더 살아 움직이는 만큼 공무원들이 마음껏 고민하고 상상할 수 있는 토대를 계속 닦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