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대상 언론] 호반건설 인수전후 서울신문 부동산 보도 비교 연구
호반그룹 보도 급증… 부동산 정책은 부정평가, 분양정보는 긍정평가
3줄 요약
- 호반건설 체제 서울신문에서 호반 관련 긍정보도가 급증했다.
- 서울신문 부동산 보도 역시 건설업계에 대한 낙관적 보도가 이어졌다.
- 언론사 소유 구조가 보도에 개입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2022년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최대주주에 오른 뒤 서울신문의 부동산 보도에 변화가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반건설 등 최대주주에 대한 긍정적 보도가 증가한 것은 물론, 금융이나 도시개발 등에 대한 기사가 이전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에 언론사 최대주주가 보도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한국언론학회가 발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이론에 <언론 소유권은 기사 게재에 영향을 미치는가?>(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정은주 동대학원 박사과정, 이수지 동대학원 석사과정) 논문이 게재됐다. 2022년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최대주주가 된 뒤 대주주 관련 보도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분석한 내용이다.
호반건설은 2019년 포스코가 소유한 서울신문 지분 19.4%를 매입한 것에 이어 2021년 우리사주조합 지분 29%를 추가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호반건설과 자회사 서울미디어홀딩스는 서울신문 지분 45.29%(의결권 기준 53.4%)를 보유하며 경영권을 소유하게 됐다. 이후 서울신문은 2019년 호반건설이 포스코 소유 지분을 인수할 당시 작성한 호반건설 비판 보도를 일괄 삭제하며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연구진은 2018년 6월16일~2021년 6월15일(전기) 부동산 관련 보도 7937건, 2021년 12월16일~2024년 12월15일(후기) 부동산 관련 보도 6721건을 비교 분석했다. 우선 호반건설 대주주 등극 뒤 서울신문에서 관련 기사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관련 보도는 줄었지만, '호반'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기사는 139건에서 519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이다. 호반 관련 보도의 경우 △호반그룹 장학사업·사회공헌 활동 21% △호반건설 아파트 분양 및 주택공급 사업 18% △호반건설의 스타트업 협력 16% △호반그룹 계열사 사업 현황 15% 등으로 나타났다.
호반 관련 보도는 주로 긍정적 내용이었다. 전기의 경우 긍정 보도가 64%, 부정 보도가 36%로 비교적 균형적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대주주가 되자 긍정 보도가 93%에 달했다. 연구진은 "호반그룹이 서울신문의 최대주주로 편입된 이후 관련 보도가 훨씬 더 우호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며 "90%가 넘는 긍정 비율은 일반적인 기업 보도나 산업 기사에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호반 관련 보도의 프레임이 비판적 저널리즘에서 우호적 기업 홍보 중심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연구진은 "후기에 들어서 언론이 기업 활동의 감시자 역할보다는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확산하는 매개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일반 부동산 관련 보도의 경우 내용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호반건설 인수 전 서울신문의 부동산 보도는 정치적 갈등, 부패·수사 관련 이슈가 상대적으로 빈번했지만, 인수 후에는 금융·도시개발 관련 부동산 보도가 증가했고 정치적 논란에 대한 보도는 감소했다. 연구진은 "언론사 소유 구조가 언론의 의제 설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지배구조가 변경된 뒤 전반적인 부동산 보도는 부정적 논조를 띠고 있었다. 도시개발·정책, 국내정치, 부동산 대출 및 금리 전망 분야에서 부정적 논조의 보도가 60%를 넘어선 것이다. 반면 아파트 분양정보 보도의 경우 긍정적 논조가 76.2%에 달했다. 연구진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정책 대응에 대한 비판이 강화되는 가운데, 실질적 거래나 부동산 매매 등 업계 이익 관련한 낙관적 보도가 유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언론사 소유 구조가 보도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전체 부동산 보도가 유지되는 가운데, 특정 기업을 지칭한 기사만 급증했다는 점은 소유 구조 변화가 편집 방향이나 취재 배분과 같은 뉴스 생산의 지표에서 변화의 요인으로 작동했다는 것"이라며 "소유권 변화 이후 특정 부동산 이슈가 상대적으로 강조되거나 주변화되는 양상은, 언론이 사회적 의제를 선별하는 과정이 중립적이지 않으며 제도적·경제적 조건에 의해 구조적으로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언론의 독립성에 시장 권력과 소유 구조로부터의 자율성을 포함해야 함을 재확인하게 한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은 "소유주 또는 계열사의 이해관계와 밀접한 사안일수록 의제 설정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언론이 표면적으로는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특정 영역에서 공공적 감시 기능이 제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연구진은 "언론의 공공성은 기자 개인의 양심이나 직업적 윤리에만 의존해서 유지될 수 없으며, 소유 구조와 시장 논리가 뉴스 생산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서울신문 보도와 다른 언론사 보도를 비교하지 않은 점, 거시적 사건이나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른 보도 양태 변화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연구 한계로 꼽았다. 연구진은 "향후 연구에선 엄밀한 인과 추론을 위해 정교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유진그룹 YTN 인수 사례나 언론사 내부 조직 변화 등을 고려한 연구 설계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