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미온적 대처' 지적 헌법재판소에서 성 비위 의혹이 불거진 간부급 헌법연구관이 잇따라 승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 수호의 보루를 자임해 온 헌재가 내부 문제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A부장연구관은 동료 여성 연구관에 대한 스토킹 의혹으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자신과 만나 달라며 수개월에 걸쳐 연락하는 등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A연구관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고, 조만간 당사자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1988년 헌재 창설 이래 스토킹으로 인한 징계는 처음이다. A연구관은 피해자 측의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최근 승진해 논란이 됐다. 헌재는 "인사 발령은 징계 절차 개시 전에 이뤄졌다"며 "정식 절차를 진행한 후 분리 조치 등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간부급 인사인 B부장연구관은 과거 술에 취해 여성 헌법연구관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3년 전 내부 워크숍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다만 고충 상담은 접수됐지만, 피해자들의 의사에 따라 정식 조사 절차를 개시하지 않고 사안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B연구관도 최근 승진했다. 법조계에서는 헌법 가치를 토대로 인권 보호에 앞장서 온 헌재가 내부 비위에 더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 근무지 없이 서울 청사 한곳에서만 근무하는 조직 특성상 가해자와 피해자가 마주치는 '2차 가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헌재는 정부나 법원보다 훨씬 작은 단일 조직으로 운영돼 자체 청렴성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라며 "최근 재판소원으로 권한이 커진 만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