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교도소 직접 들어가보니
아침 10분씩만 씻어도 3시간
물 제대로 안나와 설거지 못해
수용자간 갈등·돌발행동 잦아져

“아침에 10분씩만 씻어도 3시간은 훌쩍 넘습니다. 씻을 수나 있으면 다행이고, 물이 안 나와서 설거지도 못 합니다.”
1963년 준공돼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정시설인 안양교도소. 24.6㎡(7.4평)짜리 수용거실은 정원이 9명이지만 그 두 배에 달하는 17~18명이 몸을 부대끼며 지내고 있다. 1인당 0.4평 남짓한 공간이다. 변기 한 개와 수도꼭지 하나가 붙어 있는 화장실은 수시로 물이 끊겨 설거지도 한 시간씩 걸린다.
지난 15일 수용자 체험을 위해 찾은 안양교도소는 1700명 정원에 2284명이 수용돼 있다. 정원 대비 134.4%다. 전국적으로도 교정시설 과밀수용은 매년 문제다. 전국 수용자 수는 2020년 5만3873명(수용률 110.8%)에서 지난해 6만3680명(125.8%)으로 크게 늘었다. 이 추세는 점점 가팔라져 앞으로 수용자 1인당 면적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용자 간 갈등이나 교도관을 향한 돌발행동도 급증하고 있다. 입실을 거부하거나 말썽을 피우면 조사를 받으며 들어가는 독방도 마찬가지다. ‘독방’이지만 2~3명씩 들어간다. 재래식 변기 하나가 붙은 독방은 4.3㎡(1.2평) 수준이다.
비좁은 곳에서 수시로 부딪히니 충돌은 예사다. 폭행이나 자해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독방에는 플라스틱 쓰레기통도 밖에 두고, 메모할 때 쓰는 볼펜도 삼킬 위험이 있어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전용 몽당펜을 쓴다.
교정시설은 과밀화뿐 아니라 고령화도 심각하다. 법무부에 따르면 노인 수용자는 2019년 2890명에서 2024년 5054명으로 5년새 74.9% 급증했다. 나이들고 병든 수용자들을 관리하는 데에는 일반 성인을 대할 때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든다. 장애인 수감자 역시 1996명에서 3477명으로 74.2% 큰 폭 늘었다.
교정시설 내 환자 수는 2020년 2만4520명에서 지난해 3만5559명으로 5년 동안 45%나 늘었다.
인명사고를 막기에 급급하니 교도소 본연의 기능인 교정·교화는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교도관들은 입을 모은다. 김 모 교도관은 “좋든 싫든 형기를 마치면 사회에 복귀시켜야 하고, 교도소에서는 반성하고 사회에 복귀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곳에서 충분히 교육받지 못하고 나가면 또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교도관을 향해 폭행을 저지르거나, 사소한 문제로 소송·진정을 거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공무원인 교도관들의 업무 스트레스도 그만큼 가중되는 셈이다. 법무부의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의 약 20%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집계됐다. 자살을 계획한 적이 있거나, 시도한 적이 있는 교도관도 일반 성인보다 각각 2.7배, 1.6배 많았다.
당국의 문제 인식에도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은 교정시설 자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왜 범죄자들에게 세금을 써야 하느냐’는 식이다. 하지만 법무부와 교정본부 공무원들은 “모든 전과자를 세상에서 없애버릴 게 아니라면 이들이 출소한 후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생업을 찾아 살 수 있게 해야 결과적으로 세금을 아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윤창식 안양교도소장은 “결국 사회로 나갈 수용자들은 교정시설에 있을 때 교화가 돼야 사회가 안전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용자들이 출소한 후에 경제적, 정신적으로 사회에 복귀하지 못하면 결국 의료보험 등 국민 전체의 사회보장 시스템 비용을 사용하게 된다”며 “교정시설에 있을 때 제대로 교정·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매년 교도소에서 출소하는 인원 중 다시 범죄를 저질러 재복역하는 경우는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 출소자는 2만4356명, 재복역자 수는 6486명(26.6%)였다. 5년 뒤인 2024년에는 2만6764명이 출소했고 6037명(22.6%)이 재복역했다.
안양교도소 현장 점검에 나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시설과 교정공무원을 안전하게 확충해야 재범률이 떨어지고 사회도 안전해진다”며 “과밀수용 해소와 시설 개선으로 교정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