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리닝 선두 유지에도 성장 둔화
나이키 중국 부진에 주가 3분의 1 하락
아디다스·호카 등 외국 브랜드 반격 본격화
피트니스·캐주얼 수요 확대에 시장 성장 지속

[안타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토종 브랜드가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운동화 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약 670억달러 규모의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능성과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운 서구 브랜드들이 틈새를 공략하며 점유율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장 1위는 안타 스포츠다. 리닝 등 주요 토종 브랜드들도 상위권을 형성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다만 최근 성장 흐름을 보면 자국 브랜드만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안타의 경우 일본과 한국 등 해외 기능성 브랜드를 포함한 포트폴리오가 전체 성장의 상당 부분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자체 브랜드 매출은 3%대 성장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 리닝 역시 연간 매출 증가율이 3%대에 머물렀다.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을 둘러싸고 토종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게티이미지]

글로벌 브랜드 가운데서는 나이키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나이키는 중국 시장 판매 둔화 영향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약 3분의 1 하락했다. 한때 에어 조던과 에어 포스1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지만, 최근에는 정치적 반발과 브랜드 영향력 약화, 제품 경쟁력 논란 등이 겹치며 입지가 약해진 상황이다.
반면 아디다스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디자인 제품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며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상하이 디자인팀이 선보인 ‘설날 컬렉션’ 등이 주목을 받으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기여했다.
틈새 시장에서는 기능성과 프리미엄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위스 브랜드 온(On)은 중국 수요에 힘입어 아시아 매출이 거의 두 배 증가했다. 한 켤레 200달러 수준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중산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위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데커스 아웃도어 산하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게티이미지]

미국 데커스 아웃도어 산하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 역시 해외 시장 성장에 힘입어 최근 분기 매출이 19% 증가했다. 회사 측은 중국 사업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외국 브랜드들이 다시 기회를 엿보는 배경에는 중국 시장의 높은 성장성이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소비는 약 16% 증가해 전체 소매 판매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스포츠웨어 소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소비 트렌드 변화도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야외 활동 중심의 피트니스 열풍이 확산되고 있으며, 일상복에서도 스포츠웨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정장 대신 편안한 복장을 선택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고용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 증가 등으로 안정적인 직장이 줄어들면서, 전통적인 정장 수요가 감소하는 대신 운동화와 캐주얼 의류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국산 vs 외산’ 구도로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기능성,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등 다양한 요소를 기준으로 선택이 이뤄지면서 경쟁 구도가 복합적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소규모 브랜드의 성장과 아디다스의 회복 사례는 외국 브랜드가 완전히 밀려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라며 “동시에 나이키의 부진은 브랜드 영향력만으로는 시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