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피프티피프티가 18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뮤직 인 더 하남’에서 노래와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하남시청 제공

하남=박성훈 기자
“늘 우리가 듣던 노래가 레이디오에서 나오면, 다같이!” 가수 김연우가 노래를 부르다 마이크 잡은 손을 앞으로 뻗었다. “나처럼 울고 싶은지, 왜 자꾸만 후회되는지” 수만 명의 낮고 길게 울리는 목소리가 운동장안에서 공명했다. 김연우는 허공에 두 팔을 저으며 더 부르라고 독려했다. 김연우와 관객은 대화를 하듯 ‘나와 같다면’(원곡 김장훈)을 함께 열창했다.
지난 18일 밤 경기 하남시 미사1동 일원 하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음악회 ‘뮤직 인(人) 더(the) 하남’의 한 장면이다. 휘황한 조명이 무대와 객석을 비출 때마다 감격과 환희에 젖은, 수만 개의 축축한 눈들이 빛나다 또 사라졌다. 이날 김연우는 각종 TV 예능프로그램 경연에서 선보인 양지은의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 등을 부르며 공연장을 후끈하게 데웠다.
사회를 맡은 뮤지컬 배우 이건명의 소개와 함께 트로트 가수 김연자가 등장하자 객석은 더욱 달아올랐다. 자신의 인기곡인 ‘아모르파티’ ‘블링블링’ ‘10분 내로’ 등 인기곡과 신곡 ‘쑥덕쑥덕’을 부른 그녀는 객석과 무대를 자유롭게 오가며 관객과 가까이 눈을 마주치고 노래를 불렀다. 객석에서는 아이들의 낭창한 환호소리가 유난히 도드라졌다.
이윽고 등장한 가수 임창정은 차분한 걸음으로 무대에 올라 자신을 스타의 반열에 올린 곡 ‘그때 또다시’ ‘날 닮은 너’를 잇따라 부르며 최상의 매너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무슨 노래 불러줄까요?”라고 객석에 던진 그의 질문에 한 아이가 “소주한잔이요” 하고 외치자 장중엔 함박웃음이 터졌다.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오랜만이야 내 사랑아” 하는 대목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치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18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서 ‘2026 하남 뮤직 페스티벌 - 뮤직 인 더 하남’이 열리고 있다. 하남시청 제공

꿈의 오케스트라 하남, 꿈의 무용단, 하남연합어린이합창단 등 지역 청소년들의 공연도 사뭇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미래 한류를 이끌어갈 꿈나무들인 이들은 장소영 전 하남문화재단 대표가 프로듀서 겸 음악감독을 맡은 뮤지컬 ‘더 미션: K’의 넘버 ‘Say it again’ ‘We are the light’ 등을 부르며 보는이의 가슴을 더욱 뛰게 했다.
공연의 대미는 ‘큐피드’ 등의 히트곡으로 미국 빌보드 차트에 수차례 오르며 한류를 이끌고 있는 다국적 걸그룹 피프티피프티가 장식했다. 햐얀 의상을 맞춰입고 무대에 노른 키나, 문샤넬, 아테나, 예원 등 멤버들은 ‘스태리 나잇’과 ‘푸키’ ‘스키틀즈’ 등 그들을 세계적인 K-팝 스타로 주목받게 한 노래들을 열창했다. 자로 잰듯 맞춘 군무와 요염한 몸짓에 공연은 절정을 맞았다.
밤 11시 무렵까지 계속된 공연에도 관객들은 지칠 줄 몰랐다. 이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으려는 이들이 켠 휴대전화 화면 불빛 때문에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 운동장에 펼쳐진듯 했다.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은 “하남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관객 분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어 행복했다”며 “주신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화답했다.
‘2026 하남 뮤직 페스티벌 - 뮤직 인 더 하남’은 하남시가 주최하고 하남문화재단이 주관한 행사다. 19일 시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총 3만1000명이 공연장을 다녀갔고, 유튜브 등 온라인 영상 조회수도 3만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연을 관람한 김서율(9·하남시 망월동) 양은 “피프티피프티 언니들이랑 김연자 아모르파티가 제일 좋았다”며 “작년에도 아빠를 따라 공연을 보러 왔는데 이런 행사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우리 시가 K-팝의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뮤직 인 더 하남이 더욱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사동을 중심으로 한 K-스타월드 사업을 성공하는데 더욱 시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