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로 주요 해상 운송로인 페르시아만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물류 흐름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대체 항로로 떠오른 중미 파나마 운하에 전 세계 선박이 몰리며 통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에는 현재 세계 각국의 유조선, 가스 운송선, 화물선이 몰려 운하 진입에만 3.5일의 대기 시간이 필요하다. 파나마 운하의 길이는 약 82㎞로 북미·대서양 지역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중요 통로 역할을 한다.
운송 시간을 줄이려는 선사들의 경쟁 또한 치열해 대기 줄을 건너뛰고 바로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급행’ 추가 요금은 400만달러(약 59억원)에 달한다. 한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은 최근 운하 통과를 앞당기고자 경매를 통해 400만달러의 급행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는데, 이는 지난달 초만 해도 100만달러를 밑돌았던 것과 비교해 4배나 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급행 요금은 수십만 달러(수억 원) 규모의 정규 운하 통행료와는 별개로 내야 하는 웃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촉발됐다. 특히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산 원유와 가스를 대체 조달하는 경우가 늘면서 미국발 물량이 크게 늘어났고, 파나마 운하 혼잡을 가중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급행 요금 논란이 커지자 파나마 운하청(ACP)은 진화에 나섰다. 운하청은 “최근 LPG 운반선에 낙찰된 경매가는 일시적 시장 변화를 반영한 결과일 뿐 운하청이 설정한 공식 수수료가 아니다”라며 “이런 경매는 개별 고객의 시급성, 글로벌 수급 상황, 운임 및 선박 연료 가격의 변동 같은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