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 노동조합들이 실적 호조를 근거로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잇달아 요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노조가 전체 영업이익의 10%를, 삼성전자 노조가 15%를 각각 성과급으로 요구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6일 임금 협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요구안은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방침을 반영해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및 노동 조건 보장 등을 담았다. 또 완전 월급제 시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노동 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정년 연장(최장 65세), 신규 인원 충원 등도 요구하기로 했다.
여기에 성과 배분 범위를 기존 조합원을 넘어 협력업체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되, 이를 정규직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0조3648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성과급 규모를 단순 계산하면 3조원을 웃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올 들어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삼성전자의 평균 영업이익(298조원)을 기준으로 산출하면 회사는 성과급으로 약 44조70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조는 40조원 이상의 성과급을 사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자 “처음에 영업이익 20% 기준으로 교섭을 진행했다가 15%로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되 기존 ‘기본급 1000%’였던 상한을 폐지했다.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200조원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약 20조원이 성과급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은 대규모 성과급이 주주 환원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불만이 큰 분위기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주들에게 11조10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400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보다 몇 배 더 큰 규모의 재원을 올해 10만여 명의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나눠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고배당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도 비슷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