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수사를 지휘한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19일 A4 용지 7장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서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송 전 지검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대해 “성남시 수뇌부와 민간업자의 결탁에 따른 권력형 부패 범죄였고, 1심 재판부도 사업 추진 주체로 ‘성남시 수뇌부’를 명시하며 핵심 관계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며 “이런 범죄 구조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 여부를 규명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대장동 사건 수사팀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을 수사한 것을 두고 ‘표적 수사’로 매도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란 취지다.
송 전 지검장은 또 “2022년 5월 1기 수사팀의 내부 보고서에는 이재명 전 시장에 대한 의혹, 직접 결재 공문서 등 객관적 물증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었다”며 “보고서에는 추가 수사의 필요성과 수사 지속 의지가 확고히 적시돼 있었다”고 했다. 대장동 2기 수사팀이 정권이 바뀌자 전임 수사팀 결론을 뒤집어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국정조사 특위 일각의 주장은 허위라는 것이다.
증거 조작 의혹도 정면 반박했다. 송 전 지검장은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쓰인 것은 문서화된 녹취록이 아니라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음성 녹음파일’ 원본이었다”며 “재판부는 법정에서 원본 파일을 직접 재생해 내용을 확인한 뒤 판결을 내렸다”고 했다. 수사팀이 이 사건 관련 문서 녹취록을 조작할 이유나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남욱 변호사가 “검찰이 ‘배를 가르겠다’며 회유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수사 과정을 의사의 진료에 비유해 ‘환자가 증상을 정확히 말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듯, 사실대로 진술해야만 수사 범위를 필요한 부분으로 한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수사 실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정상 절차였다고 밝혔다. 송 전 지검장은 “검찰은 2022년 10월 유동규 전 본부장 진술을 토대로 단서를 포착한 뒤 입건 전 조사를 거쳐 김용 전 부원장 등을 정식 입건했고, 이 과정에서 작성된 수사 서류에 사건 관계자를 피의자로 적시하거나 잠정 죄명을 기재하는 것은 법령과 지침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였다”고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입건도 되지 않은 이재명 대통령을 압수 조서에 ‘피의자’로 적시하는 등 수사 과정이 위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송 전 지검장은 이번 국정조사 자체가 “삼권분립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은 계속 중인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조사 권한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는데, 현재 국정조사는 사실상 재판과 공소유지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장동 사건 피고인 측과 이해관계가 얽힌 인사가 국정조사 위원으로 포함돼 공정성 문제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조특위는 지난 16일 대장동 사건 등에 대한 청문회를 열어 송 전 고검장과 강백신 검사 등을 증인으로 불렀다. 여권은 이 자리에서 대장동 수사가 짜맞추기식 기획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도 대장동 2기 수사팀 검사 9명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