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말부터 시작된 이란 전쟁이 당초 공언했던 ‘6주 승리’를 넘어 장기화되자 내면의 불안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트럼프가 전쟁에 대해 공개적으로 허세를 부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두려움과 씨름하고 있다”며 이란 전쟁 기간 트럼프가 주변에 노출한 충동적인 면모에 관한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트럼프의 전쟁에 대한 불안감은 지난 3일 미군 전투기가 이란에서 격추돼 조종사 2명이 실종됐을 때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미군 실종 소식을 듣고 몇 시간 동안 참모진에게 고함을 쳤다.
당시 그와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은 트럼프의 머릿속에 1979년 이란 인질 사태가 맴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란 대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점령한 뒤 미국인 외교관과 직원 52명을 억류했던 사건을 말한다. 이후 지미 카터는 재선에 실패했다.

트럼프가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자 참모들은 결국 그의 조급함이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회의장 밖으로 그를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 참모진은 조종사 구조를 지휘하는 상황실을 연결해 거의 분 단위로 보고를 받았고, JD 밴스 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이 회의에 참여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고 전화로 주요 내용만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글에서도 그의 ‘통제력 상실’이 드러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트럼프는 부활절이었던 지난 5일 비속어를 섞어가며 호르무즈 해협을 열라고 위협하고 ‘알라에게 찬양을’이라는 문구로 이란을 조롱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렸다.
트럼프의 측근들은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로부터 왜 부활절 아침에 ‘알라’를 거론했는지, 왜 욕설을 썼는지 묻는 전화를 다수 받았다고 한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서야 트럼프에게 이런 내용의 글을 올린 이유를 물었는데, 트럼프는 “내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라며 “이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게시물의 후폭풍을 우려하지 않았느냐’는 참모에게 트럼프는 그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나”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지난 7일 “오늘 밤 모든 문명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위협한 게시물도 비슷한 사례다. 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글이 즉흥적이었으며 국가 안보 계획의 일부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최측근 참모들은 최근 트럼프에게 언론과의 즉흥 인터뷰를 자제해야 한다고 번갈아 가며 조언했다고 한다. 종전 전망에 대한 그의 모순적 메시지들이 여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충동적 정치 스타일이 전쟁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시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 코리 셰이크는 “우리는 놀라운 군사적 성과를 목격하고 있지만 승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디테일에 대한 관심 부족과 계획의 부재에 따른 트럼프의 업무수행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