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메신저 넘어 개인 비서로
전화번호 없는 연결로 보안 강화
무광고 원칙으로 카톡에 도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슈퍼앱 메신저 ‘엑스챗(XChat)’을 출시한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의 소통 기능을 독립시킨 것으로, 오는 4월 23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출시한다. 마찬가지로 슈퍼앱 전환을 노리고 있는 카카오톡과의 정면승부가 예상된다.
엑스챗의 핵심은 xAI 최신 언어모델 ‘그록 3(Grok 3)’이다. 그록 3는 실시간 정보 습득과 복합 추론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모델로 평가받는다. 엑스챗은 이를 통해 채팅 서비스에 그치던 기존 메신저를 ‘개인 비서’로 도약시킬 계획이다.
엑스챗으로 대화 도중 ‘그록 보이스’를 호출하면 실시간 통역이 실행된다. 엑스챗은 사진 속 정보를 분석해 예약이나 쇼핑을 돕고, 대화 흐름을 분석해 일정도 자동으로 관리한다. 특히 X의 실시간 트렌드 데이터를 즉각 반영할 수 있어 현재 발생하는 글로벌 이슈에 대해 어떤 플랫폼보다 빠르고 정확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보안과 익명성 강화 역시 엑스챗의 주요 전략이다. 엑스챗은 개인 전화번호 인증 없이 X 계정만으로 전 세계 이용자와 연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전화번호 기반의 기존 메신저 시스템에 대한 파괴적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철저한 보안 시스템도 구축했다. 종단간 암호화(E2E)를 적용해 발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운영사인 X조차 대화 내용을 볼 수 없다. 화면 캡처 방지 기능,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 등도 도입해 디지털 프라이버시를 극대화했다. 이 때문에 보안 우려로 텔레그램을 사용하던 이들이 엑스챗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내 IT 업계는 800만명에 달하는 국내 X 사용자가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엑스챗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에서 독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견고한 생태계를 넘어서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톡은 선물하기, 송금 등 기능으로 한국인의 일상과 밀접한 라이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메신저앱은 주변 지인이 대다수 사용해야 이동이 발생하는 특성이 있어, 단기간에 카카오톡의 아성을 넘어서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카카오톡이 최근 광고 확대를 추진하며 이용자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엑스챗은 ‘무광고 원칙’은 광고 없는 환경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에게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엑스챗 개방성이 글로벌 이용자층을 끌어들일 경우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톡에 긴장감을 주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4월 17일로 예정됐던 출시일이 23일로 연기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규제 대응과 AI 기능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출시 초기, 보안과 AI 기능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강력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느냐가 엑스챗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