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부문 “성과주의·형평성 어긋나”
사측, 대안 제시했으나 노조 측 거절
노조 “파업 시 최대 30조원 손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고액 성과급 요구가 내부 직원들 간의 노노(勞勞) 갈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적자를 기록 중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내 일부 사업부까지 고액의 성과급 지급 대상에 포함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똑같이 적자를 겪고 있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DX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거세게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성과가 있는 곳에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에까지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다른 직원들 역시 적자 사업부 간의 보상 차이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노조의 명분 상실을 우려했다.
실제 삼성전자 직원 200여명이 참여한 최근 사내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60%가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적자 상태이므로 성과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을 향한 노조의 요구안이 관철될 경우, 최근 수년간 흑자를 내지 못한 해당 사업부 직원들은 올해 1인당 4억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수령하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가 DS부문 중심의 요구사항에만 집중해 조직 내 막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내부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사측 역시 조직 내 위화감 조성을 우려하며 노조의 주장을 온전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앞서 사측은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인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고, DS 부문이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만성 적자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경영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내놓으며 부서 간 형평성 조율에 나섰다.
그러나 노조 측 거부로 양측은 끝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협상이 무산되자 노조는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회사가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