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편의점 CU 가맹점 매대 일부가 텅 비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의 편의점지부 CU지회가 주요 물류센터에 이어 생산공장까지 봉쇄해 상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19일 CU가맹점주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점포들로부터 “주말 이틀간 물품을 받지 못했다”는 연락이 빗발치고 있으며, 매장에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결품”이란 안내문이 붙고 있다. 삼각김밥·간편식·샌드위치 등 냉장·냉동식품은 물론 라면·주류·음료 등 상온제품까지 다수 품목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화물연대는 배송기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달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경기 화성·안성, 전남 나주, 경남 진주 등 주요 물류센터 출입구를 봉쇄하고 차량 출차를 막은 데 이어 17일부터는 충북 진천에 있는 BGF푸드 공장까지 출입을 막아섰다. 이로 인해 17일 이 공장에서 생산된 김밥·도시락·샌드위치 등 간편식은 전량 폐기됐으며, 18~19일 공장 가동도 중단된 상태다. 업계는 현재까지 가맹점주와 본사가 입은 피해 규모를 수십억원대로 추산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전국 점포 수는 1만 8000여개로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이다. 이에 피해가 고스란히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김미연 CU가맹점주연합회 회장은 “봉쇄된 물류센터들을 직접 찾아가 화물연대 측에 물류 차량의 출차를 간곡히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물품을 이관한 다른 물류센터들까지 화물연대가 배송을 막아 피해가 서울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점주들은 물품을 확보하려 직접 차를 몰고 물류센터를 찾았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의 한 CU 점주는 “이틀간 삼각김밥 한 개도 공급받지 못했고, 하루 매출이 30%가량 줄었다”며 “불경기 상황에서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CU가맹점주연합회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출 감소와 고객 이탈 등 생존을 위협하는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무릎을 꿇고 파업 중단을 호소했다.
그러나 생산공장까지 봉쇄되면서 점주들 사이에선 화물연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매장에는 ‘점주 생존권을 위협하는 화물연대 기사와는 함께 일할 수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업계는 이번 파업의 배경으로 하청·특수고용 노동자까지 교섭권을 넓힌 ‘노란봉투법’ 시행을 지목하고 있다. 화물연대 CU지회 소속 기사들은 BGF로지스 소속이 아닌, 물류센터와 계약한 운송사에 소속된 특수고용 노동자다. 그럼에도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BGF로지스 측은 “각 물류센터와 운송사, 특수고용노동자인 배송기사 간 ‘3자 계약’ 구조라 계약 사항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의 대응을 놓고도 논란도 불거졌다. BGF로지스는 가맹점에 보낸 안내문에서 “노조의 무단 점거와 조직적 업무방해로 물류 기능이 마비됐다”며 “공권력 투입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경찰은 안전사고 우려 등을 이유로 매뉴얼식 대응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어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