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로봇이 40분대 기록으로 21㎞를 완주하며 인간 세계기록을 앞섰다.
19일 베이징 이좡(亦莊)경제기술개발구에서 열린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에는 105개 팀이 참가했다. 중국 100개 팀과 해외 5개 팀이 출전했고, 참가 로봇은 300여 대에 달했다.
이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로봇은 스마트폰 업체 아너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샨뎬(闪电)’을 활용한 ‘포펑샨뎬’ 팀이다. 원격 제어 방식으로 48분 19초를 기록했다. 이는 하프마라톤 인간 세계기록(56분 42초)보다 약 8분 빠른 기록이다.
다만 대회 규정상 원격 제어 로봇에는 20% 시간 가중치가 적용돼 공식 우승은 자율주행 부문에 돌아갔다. 같은 ‘샨뎬’을 활용한 ‘치톈다성’ 팀은 50분 26초로 완주해 1위를 차지했다. 자율주행 로봇이 스스로 경로를 인식해 1시간 이내 완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우승 기록(2시간 40분 42초)과 비교하면 약 2시간 가까이 단축됐다. 불과 1년 만에 로봇 주행 기술이 급격히 향상됐다는 평가다.
대회는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로봇 기술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코스는 약 21.0975㎞로, 평탄한 도로뿐 아니라 오르막·내리막, 자갈길, 잔디, 급커브 등 다양한 지형이 포함됐다. 로봇이 균형을 유지하며 동력과 제동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설계다.
출전 로봇은 약 1분 간격으로 순차 출발했다. 제한 시간은 3시간 50분으로 설정됐다. 자율주행과 원격 제어 방식이 함께 경쟁하되, 기술력 평가를 위해 원격 제어에는 시간 페널티를 부여했다.
현장에서는 인간 마라토너들이 로봇을 응원하는 이색 장면도 연출됐다. 코스 곳곳에는 안내·청소·급식 등을 담당하는 ‘서비스 로봇’ 50여 대도 배치됐다.
다만 일부 로봇은 여전히 한계를 드러냈다. 주행 중 방향을 잃거나 넘어지는 사례가 나왔고, 회전 구간에서 충돌 직전까지 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전원 문제로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거나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번 대회는 중국 로봇 산업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무대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100m를 초속 10.1m로 주파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자메이카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의 기록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게 유니트리 측 설명이다. 볼트가 보유한 100m 최고 기록은 9.58초이며 초속으로는 10.44m다.
현지 매체들은 “스포츠를 넘어 과학기술과 산업 혁신의 시험장”이라며 “도시와 기술의 결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