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변방에서 시작된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움직임(장특공 폐지법)이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다. 장특공은 1가구 1주택자가 12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뒤 팔면 양도 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지난달 8일 대표 발의한 장특공 폐지법안(소득세법 개정안)에는 진보당 의원 전원(4명)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사회민주당 한창민, 무소속 최혁진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소속 공동발의자는 이광희· 이주희 의원 둘 뿐이었다.
장특공을 전면 폐지하고 3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모든 개인의 세금 감면 한도를 평생 2억원으로 축소한다는 법안 내용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이사 금지법”이라는 등의 비판이 시작됐다. 처음엔 민주당에서도 “현실적으로 입법 가능한 법안은 아닌 것 같다”(재정경제기획위원)거나 “무슨 생각으로 법안을 냈는지 모르겠다”(서울 지역구 의원) 등의 반응이 주류였다.
그러나 사태는 급변했다. 지난 17일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장특공 폐지는) 집 한 채 가진 실거주 국민에게까지 세금 폭탄을 안기겠다는 것”이라며 “많은 전문가는 장특공 폐지 시 집을 팔고 싶어도 세금 부담 때문에 팔지 못해 거래 경직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이 정권에서는 비밀 군사작전처럼 지방선거만 끝나면 보유세를 올릴 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며 “이 정부와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국민 뒤통수칠 생각하지 말고, 이번 선거 공약으로 ‘보유세 강화’,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특공 폐지’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워 심판받으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 반박에 나서며 판이 커졌다. 18일 X에 정 의장이 장특공 폐지를 비판한 기사를 인용하며 ‘장특공제 폐지는 집 한 채 가진 실거주 국민에게 세금 폭탄 안기는 것이라구요?’라는 글을 썼다. 이 대통령은 “명백한 거짓선동”이라며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줘야 하냐”고 장특공의 단계적 폐지에 힘을 실었다. 이어 “부동산 투기 옹호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라고 주장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19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장특공 폐지의 뜻을 시사한 것은 제도 취지에 대한 오해와 조세 원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장특공을 없애고 세금을 높이면 매물이 더 나온다는 주장은 궤변. 공부 좀 하시고 말씀하라”고 했다.
여권에서 장특공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을 처음 제기했던 것도 이 대통령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 혜택을 주는 건 이상하다”고 지적했었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비거주 주택까지 장특공을 해주는 게 안 맞다는 것이지, 거주하는 기간에 대해서도 장특공을 없애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재경위 관계자는 “현재의 장특공은 빈익빈 부익부를 강화할 수 있기에 언젠가 정상화했어야 한다”며 “당장은 윤종오안을 수용할 일은 아니지만 단계적으로 합리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