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말부터 시작된 이란 전쟁 국면에서 점차 내면의 불안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가 전쟁 내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는듯한 게시글을 올리고 참모진에게 오락가락한 지시를 내리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 대한 공개적인 허세 뒤로 두려움과 씨름하고 있다”며 이란 전쟁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에 노출한 충동적인 면모에 관한 뒷얘기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참모진 등에 따르면 전쟁 초반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아침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엄청난 폭발 장면을 담은 영상을 시청했다.
참모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군사력이 얼마나 인상적인지 언급하며 폭격 규모에 경외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은 오래가지 못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란이 예상보다 빠르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주변 아랍 국가를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하기 전 참모진에 해협이 닫히기 전에 이란이 항복할 것이며 설령 이란이 그런 시도를 하더라도 미국이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이후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취약성에 뒤늦게 불만을 드러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에게 경제적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전쟁은 계속하겠다고 말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3월 말부터였다. 이란과의 회담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이때부터 대이란 협상팀에 회담을 시작할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 일찍부터 보내는 메시지에서부터 그가 전쟁을 대하는 상반되는 심경이 드러나자, 보좌진들이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통제력을 상실한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그의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잘 드러났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는 부활절이었던 지난 5일 비속어를 섞어가며 호르무즈 해협을 열라고 위협하고 ‘알라에게 찬양을’이라는 문구로 이란을 조롱하는 듯한 게시글을 올렸다.
지난 7일 ‘문명 소멸’을 위협한 그의 게시글도 비슷한 사례다. 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글이 즉흥적이었으며 국가 안보 계획의 일부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불안감은 지난 3일 미군 전투기가 격추돼 조종사 2명이 실종됐을 때 극명하게 드러났다.
WSJ에 따르면 그는 미군 실종 소식을 듣고 몇시간 동안 참모진에게 고함을 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자 참모들은 결국 그의 조급함이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회의장 밖으로 그를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
대신 참모진은 조종사 구조를 지휘하는 상황실을 연결해 거의 분 단위로 보고를 받았고 JD 밴스 미 부통령,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각자 있는 곳에서 이 회의에 참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 참여하지 않고 전화로 주요 내용만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정치 스타일이 군사 분쟁 과정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시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 코리 셰이크는 “우리는 놀라운 군사적 성과를 목격하고 있지만 승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디테일에 대한 관심 부족과 계획의 부재에 따른 그의 업무수행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