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반도체 기업, 로봇 기업, 모빌리티 기업, 스마트 제조 솔루션 기업은 북미 행사에서 기술력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아시아 시장에서 누가 실제 고객이고 누가 투자자이며 누가 협력 파트너인지를 한 자리에서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엑스포는 바로 그 빈틈을 메우려는 행사다. 아시아 기업과 글로벌 자본, 지역 미디어와 산업 파트너가 동시에 모이는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엑스포가 국내 기업에 주목받는 이유는 '코리아 테크포럼(Korea Tech Forum)' 때문이다. 주최 측은 이를 통해 단순히 한국 기업 몇 곳이 참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행사 주최 측이 아시아 지역 포럼 가운데 한국을 별도의 축으로 분리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한국이 아시아 기술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반영하는 동시에 엑스포가 한국 시장을 더욱 전략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올해 프로그램을 보면 한국은 일본, 동남아, 중동, 유럽, 중남미와 함께 지역 협력 포럼 한 축으로 명시됐다. 한국은 AI 반도체, 배터리, 로봇, 스마트 제조, 바이오, 모빌리티, 콘텐츠 기술 등에서 산업 경쟁력이 뚜렷한 시장이다. 또 대기업과 스타트업, 정부 지원기관, 벤처투자 생태계가 모두 두터운 편이다. 따라서 한국은 단순 참가국이 아니라 기술·투자·공급망 협력을 동시에 확장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 시장이라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이미 한국창업진흥원, 서울경제진흥원(SBA), 이노비즈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 등 4개 기관과 50개 이상 한국 기업이 참여를 결정했다. 특히 AI,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스마트 제조 등 한국이 선도하는 분야의 기관·기업이 참여의 주를 이룬다.
단순한 전시 부스 참여 이상 의미도 있다. 엑스포는 투자자, 미디어, 기업, 정부·기관, 개발자 커뮤니티가 한 공간에서 교차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코리아 테크포럼은 기술 발표 세션이면서 동시에 아시아 시장 진출, 공급망 협력, 전략적 투자 논의, 글로벌 미디어 노출을 함께 여는 진입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반도체와 제조, 로봇과 AI 디바이스 같은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설명력이 아시아 투자자와 파트너에게 충분히 설득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에 마카오라는 장소도 흥미롭다. 마카오는 중국 본토와 직접 맞닿은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와 연결돼 있으면서도, 국제행사와 자본·관광 인프라가 결합된 도시다. 주최 측이 포럼을 여기에서 운영하는 것은 한국 기업을 중국과 동남아,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가 만나는 교차 지점에 놓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히 중국 진출 설명회가 아니라 더 넓은 아시아 협력 무대 안에 한국을 위치시키는 것이다.
주최 측은 “한국을 아시아 혁신 지도의 주변이 아니라 주요 축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아시아 기술·투자 네트워크 안에서 더 공격적으로 존재감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 포럼은 상징성과 실무성을 동시에 가진 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