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요 대학들에서 길러진 반도체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 졸업생이 연 누적 400명 이상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올해까지는 고작 70명 안팎이던 숫자가 6배 가량 늘어나면 당장 우수인재 확보난 해소 뿐 아니라 우리 반도체산업 전체 경쟁력에도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이 제도는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에 학생은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선 반도체분야에 특화돼 잘 훈련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제도 시작은 벌써 2006년에 시작됐지만, 우수 대학 여러 곳에서 1기라고 부를 만한 대규모 동기 졸업생이 배출되는 것은 내년부터다. 사실, 전세계적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 덕에 반도체 분야는 요즘 그야말로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우리나라 최고 취업 희망 기업으로 다시 올라섰다. 다른 분야에 취업했다가도 다시 공부해 이 두 회사를 뚫겠다는 이른바 '반도체 고시생'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사상 최대 실적에 취업희망 1순위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 반도체 계약학과 학생들의 보람도 높아지게 됐다. 졸업과 동시에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까지 얻게 되니 꿩먹고 알먹고 수준이다. 재학중에도 등록금 전액 지원을 받거나 우수자는 장학금까지 받으니 그야말로 황금코스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학비와 취업보장을 그냥 주지는 않는다. 아예 해당 학과 커리큘럼 설계에 관여한다. 필요한 부분을 가르치고, 습득시켜 즉시 투입가능한 인재로 다듬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현장에서 다루는 설계 자동화 도구(EDA) 툴을 직접 익히거나, 수억원을 호가하는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제작 공정을 경험하는 식이다. 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3D적층 등 최신 기술트렌드를 반영하는 학과 내용으로 지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학생도 좋고, 기업도 좋은 교육환경이 이어진다. 앞으로 이들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생들이 해당 회사에 자리를 굳히며 성장해 나간다면 우리 반도체산업 미래 또한 밝게 만들 것이다. 학교와 기업이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다시 우리 산업의 지속성장까지 뒷받침하게 되는 선순환이다. 반도체 분야 계약학과에 이어 요즘은 AI·모빌리티·로봇·보안 등 계약학과 개설이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기성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말로만 '과학·이공계 중시'를 강조할게 아니라, 이같은 교육 구조를 확립해가는 것이 진정한 미래투자 임을 분명히 알아야할 것이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