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권, 고농축 우라늄의 처리 방식, 핵 시설 관리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이란이 이번 우라늄 농축권을 포기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다. 지난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협상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두고 미국은 20년을, 이란은 5년을 제안하며 입장 차를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포기하는 ‘우라늄 농축 제로(0)’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서명국으로서 우라늄 농축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특히 강경파들은 농축권 포기를 미국에 대한 패배로 보고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란이 비축한 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이란은 60% 농도의 준무기급 농축 우라늄 440㎏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농축으로 이를 핵무기급(90%)까지 끌어올려 핵무기 약 10기를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취재진에게 “이란은 우리가 B-2 폭격기로 공격했던 핵 시설 지하 깊숙이 묻혀있던 핵먼지(이란의 농축 우라늄)를 돌려주기로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란 외교부는 전날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어디로도 보내질 예정이 없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2015년 이란핵합의(JCPOA)가 정한 3.67% 이하로는 우라늄 농축도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혀 왔다. 이란 당국은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양국 회담에서도 이 같은 기준에 합의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이란이 주요 협상 카드로 내세워 온 농축 우라늄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FT는 “핵 물질을 포기하는 것은 이란에 엄청난 양보가 될 것”이라며 “제재가 재개될 때 사용할 수 있는 협상 카드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의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 핵 시설을 어떻게 처리하고 검증할 것인지도 이번 협상에서 논의되어야 할 난제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이후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핵 시설 접근을 막고 있다. 이란이 폭격을 받은 후 새로운 우라늄 농축 시설을 비밀리에 건설했을 가능성도 위협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이 앞서 제네바 회담에서 이란에 핵 시설 폐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정권 내부 관계자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핵 관련 주요 시설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이란은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억지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이란 핵 협상에 참여했던 리처드 네퓨 전 국무부 관리는 “이제는 (핵 시설에 대한) 검증 문제가 훨씬 더 큰 문제가 됐다”면서 “2015년에는 핵 시설들의 특성이 명확히 파악된 상태였고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핵 물질의 위치를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