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오만만서 이란 화물선 기관실 포격 뒤 첫 강제 나포…이란은 “해적 행위”라며 보복 경고, 종전 협상 중단 위기

 
미국이 2026년 4월19일(현지시간) 오만만에서 해상 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국적 화물선을 무력으로 나포했다. 기관실을 직접 포격해 선박을 정지시킨 뒤 해병대가 승선했다. 최근 시작된 대이란 해상 봉쇄 이후 처음으로 실탄이 사용된 사례로, 막판에 접어든 휴전 및 종전 협상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프루언스함이 오만만에서 투스카라는 이름의 이란 화물선을 가로막고 정지하라는 정당한 경고를 했다. 그러나 이란 선원들이 응하지 않아 기관실에 구멍을 내 멈추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미 해병대가 해당 선박을 장악해 내부를 수색 중”이라며 “투스카호는 과거 불법 활동 이력으로 미 재무부의 제재 목록에 올라 있는 선박”이라고 덧붙였다.
미군 중부사령부 발표에 따르면 투스카호는 시속 약 17노트로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을 향해 아라비아해 북부를 항해 중이었으며, 미군은 해당 선박이 해상 봉쇄를 위반했다고 통보하고 여러 차례 정선 명령을 내렸다. 중부사령부는 “선원들이 약 6시간에 걸친 반복 경고에도 응하지 않아 선박 기관실을 비우라고 경고한 뒤 5인치 MK-45 함포를 발사해 추진 시스템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이란 매체들은 이 배가 중국에서 출발해 이란으로 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물리력을 동원해 나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미 중부사령부는 봉쇄 개시 이후 총 25척의 선박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동을 넘어 국제 수역에서도 이란 관련 상선을 추가 나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4월22일 종료를 앞둔 임시 휴전과 양국 간 외교적 해법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제러드 쿠슈너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파견해 2차 종전 협상을 추진하려 했으나, 이란 국영 매체는 미국의 과도한 요구와 해상 봉쇄를 이유로 협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1차 협상을 이끌었던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안 우려”를 이유로 들며 이번 협상에서 제외했다. 미국의 핵심 요구인 440㎏의 고농축 우라늄 반출에 대해 이란이 “논의조차 불가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이란 협상 대표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가고 있다면서 이란이 합의를 수용하지 않으면 모든 발전소와 교량에 폭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한편, 이란군이 자국 상선에 대한 미국의 발포가 ‘휴전 위반’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아에프페(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이란군 중앙사령부의 대변인은 4월20일(현지시각)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 상선에 발포해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군은 ‘해적 행위’와 미군에 대해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역봉쇄’와 이번 나포를 문제 삼아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란 국영방송(IRIB)는 이날 이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으로서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다음번 이란-미국 회담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란 파르스·타스님 통신도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전반적인 분위기가 매우 긍적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며, 미국의 봉쇄 해제가 협상의 전제 조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