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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반려견과 그 곁을 지키면서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특히 홀로 강아지와 발을 맞추며 걷는 노년의 어르신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아마도 사별이나 분가로 홀로 된 외로움을 반려견의 온기로 채워가고 계신 듯하다.
그런 뒷모습을 자주 마주치다 보니 우리 부부도 자녀들이 출가한 뒤 찾아온 공허함을 반려견으로 채워볼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외로움을 달래겠다는 마음이 앞서 강아지를 살피는 정성에 소홀해진다면, 오히려 강아지를 더 외롭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에 그동안 마음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좀 더 생각해 볼 만한 체험의 기회가 찾아왔다. 유럽 여행을 떠나는 아들 내외가 강아지를 18일 동안 맡기게 된 것이다. 이 강아지는 아들이 출가하기 전 2년 동안 우리 집에서 함께 살며 키웠던 반려견이었다. 우리 부부에게는 누구보다 익숙하고 각별한 애정이 가는 존재이기도 하다. 분가할 때 아들과 함께 떠났던 강아지가 다시 돌아오니, 예전처럼 집안에 온기가 돌고 익숙한 생동감이 느껴졌다.
18일간의 동행은 온전한 우리 부부의 애정이 묻어 있는 헌신이었다. 직장에 출근하는 날에는 아내의 몫이 되었고, 쉬는 날에는 모든 일정을 강아지 산책에 최우선으로 맞췄다. 강아지가 오기 전 평소라면 근교 여행이나 쇼핑을 즐겼을 시간이다. 하지만 강아지가 집으로 온 뒤로는 우리 부부의 일상이 오로지 강아지에게 집중되었다.
아내는 "강아지를 혼자 두기 안쓰러워 외출을 안 했더니 돈이 절약됐다"며 농담처럼 웃었다. 그만큼 우리 부부의 외출 자유는 18일 동안 잠시 유예되었다.
 아들의 반려견. 떠날 때를 직감한 듯 식탁 밑으로 숨어버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