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은 높지만, 실제 행동 의지는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보다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기후 대응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입소스(Ipsos)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한국을 포함한 31개국 성인 2만37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People and Climate Change 2026’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 기후 대응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개인 행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응답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뚜렷하게 확인된다. 한국인 응답자의 67%는 “한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정부에 명확한 계획이 있다고 본 응답은 28%에 그쳤다. “한국이 기후변화 대응의 세계적 리더”라는 응답도 23% 수준이었다.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실행 주체에 대한 기대는 개인보다 정부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세대별로 보면 이러한 변화는 Z세대에서 더 두드러진다. Z세대의 36%는 “기후변화는 이미 통제 불가능해 대응하기에 너무 늦었다”고 답해 전체 평균(21%)보다 높았다. 반면 정부에 명확한 기후 대응 계획이 있다고 본 응답은 Z세대에서 21%로 가장 낮았다. 문제의식은 크지만, 실행 로드맵에 대한 신뢰는 가장 낮은 세대인 셈이다.
입소스 코리아 엄기홍 부대표는 “‘개인이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를 저버리게 된다’는 인식이 2021년 74%에서 2026년 56%로 낮아졌다”며 “이는 기후 대응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 31개국 평균 59%는 자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더 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정부에 명확한 계획이 있다고 본 응답은 30%에 그쳤고, 없다고 본 응답(32%)이 더 많았다. 또 74%는 에너지 비용 상승을 우려했고, 63%는 해외 에너지원 의존을 걱정했다. 미래 전력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46%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