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유입·지방은 유출, 인구 양극화
“정주 기반 없이 유입 정책은 한계”대한민국 청년 가운데 나고 자란 고향에 남는 이는 얼마나 될까. 한국인구학회 학회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를 보면 태어난 곳에서 35세 전까지 머무는 비율은 경기가 가장 높고 전남이 가장 낮았다. 지역에 따라 고향은 삶의 기반이 되기도, 성인이 되자마자 떠나야 하는 임시 정거장이 되기도 했다.
연구진이 국가데이터처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분석해 산출한 ‘출생지 기반 청년(만 35세 미만) 인구 잔류 비율(0~1)’에서 경기는 0.73으로 1위를 기록했다. 경기 출생 청년 10명 중 7명은 35세 전까지 지역에 남는다는 의미다. 일자리와 교육, 주거 여건이 갖춰진 데다 서울과의 접근성도 영향을 미쳤다.
제주(0.65)는 잔류율이 두 번째로 높았지만, 기회가 많아서라기보다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과 이동 제약이 크게 작용했다. 이는 떠나기 어려운 환경에 따른 비선택적 잔류에 가깝다.
반면 전남(0.31)과 충남(0.35)은 전국 최저 수준이었다. 청년 10명 중 3명만 고향에 남았다. 취업과 학업을 위한 이탈이 일상화되면서 고향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잠시 머무는 곳에 그쳤다.
이런 격차는 지역별 인구 구조에서 더 뚜렷이 드러난다. 서울은 출생지 기준으로 보면 20대 이후 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구조다. 반면 거주지 기준으로는 20대부터 60대까지 인구가 두텁게 유지된다.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청년이 도시의 허리를 채우고 있다는 뜻이다.
비수도권은 반대다. 출생지 기준으로는 중장년층 비중이 크지만 거주지 기준으로는 전 연령대에서 인구가 크게 줄어든다. 외부 유입은 거의 없고 지역에서 나고 자란 이들마저 떠난 결과다.
이번 연구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외부 인구 유치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지역 청년이 머물 기반 마련에는 소홀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19일 “단기적인 인구 유입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교육과 일자리, 주거 등 삶 전반에서 지역 출생 청년이 안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부터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