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이 대통령 불가피 판단"
전 의원 주장에 정면 반박 '충돌'
근본적 원인보다 책임 소재 설전
국정 운영·지역 발전 비전 시험대

부산의 최대 숙원 사입인 가덕신공항 개항 연기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6·3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개항 시기가 2029년에서 2035년으로 늦춰지면서 지역사회에 누적된 피로감이 커지는 가운데,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이 정면 충돌하며 선거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누가 늦췄나’를 둘러싼 공방은 단순한 사실 다툼을 넘어, 국정 운영 능력과 지역 발전 비전을 가늠하는 시험대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은 19일 SNS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시장후보의 가덕신공항 개항 관련 주장을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5일 부산 타운홀 미팅에서 가덕신공항 개항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했고,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29일 정부 재입찰 공고를 통해 2035년 개항을 확정했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해수부 장관까지 한 사람이 가덕신공항과 관련해 이런 기본적인 사실 관계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니 정말 믿을 수 없다”고 전했다.
공방의 불씨는 전 후보가 댕겼다. 전 후보는 지난 1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덕신공항 개항 지연의 책임을 박 시장과 이전 정부에 돌렸다. 전 후보는 박 시장을 겨냥해 “시장을 두 번이나 했는데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지난 5년은 부산이 길을 잃고 방황한 시간이었다”며 “문재인 정부 때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신공항 개항이 당초 2029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돼 시민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이번 시장 선거는 정치 이념이 아니라 ‘무능과 유능’, ‘말꾼과 일꾼’의 싸움”이라고 했다.

이에 박 시장은 사업 추진 과정 전반 과정을 거론하며 반박했다. 그는 “가덕신공항은 문재인 정부 때 여객터미널과 활주로 등 공항 전체를 바다로 나아가게 하는 방식을 채택해 2035년 말을 개항 시점으로 잡았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와 부산시의 강력한 요청으로 여객터미널 등 제반 시설을 육지에 건설하고 활주로는 바다에 건설하는 방식을 채택해 공항 출범을 2029년 12월로 앞당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왜곡한 데 대해 전 후보가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전 후보는 이날 SNS에 “2029년 완공 목표가 불투명해진 결정적 계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전인 2025년 5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수의계약 최종 파기였다”며 “계약이 파기될 때까지 박 시장은 도대체 뭘 했냐”고 재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은 개항 시점 설정과 변경 과정을 놓고 정면으로 엇갈린다. 추진 초기부터 여러 암초에 시달렸던 가덕신공항 사업은 문재인 정권 시절이던 2021년 2월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조기 착공의 걸림돌을 없앴다. 이후 2022년 4월 신공항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확정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서 2023년 3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로드맵이 발표되면서 2029년 말 개항이라는 목표가 세워졌다. 2023년 12월에는 가덕신공항 기본계획이 고시되는 등 사업 추진이 속속 이뤄졌다.
특히 부산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맞춰 국제 관문 기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목표 아래 2029년 개항을 강하게 추진해 왔다.
하지만 본공사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잇따르며 상황이 급변했다. 2024년 5월에는 마침내 본공사라 할 수 있는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의 입찰 공고가 나왔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4차례 유찰 끝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지난해 4월 현대건설이 막판에 공사기간을 84개월에서 108개월로 변경 요청을 하면서 사업이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현대건설이 일방적으로 사업 불참을 통보하자 국토부 입장은 난처해졌다. 재입찰 과정 등에서 불가피하게 1~2년이 소요되는 데다 건설사들이 공기 연장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당초 약속했던 2029년 개항은 지키기 어려운 분위기로 흘러갔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25년 11월 국토부는 재입찰을 공고하면서 신공항의 개항 목표를 2035년으로 연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는 대우건설이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의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국토부와 별다른 이견 없이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덕신공항 지연은 특정 정부나 인물 한쪽의 책임으로 단정하기보다 설계 방식 변경, 입찰 유찰, 건설사 이탈, 공사 기간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하지만 부산시장 선거가 격화되면서 이러한 구조적 배경보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전면에 부각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