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해협 개방 약속했던 이란, 입장 바꿔
협상 테이블 차려질 것이라는 관측 우세
美 언론, "협상 날짜로 20일이 유력"

격변하는 이란전쟁 종전 장단에 국제사회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휴전 시한까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겠다던 이란의 유화 제스처가 하루 만에 재봉쇄라는 강경책으로 전환된 탓이다. 종전 협상이 물밑에서 잘 진행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낙관론만 믿고 있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2차 종전 협상 테이블이 금명간 차려질 것이라는 보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20일 파키스탄에서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또 막힌 호르무즈 해협
미국과 이란은 21일(미 동부시간 기준)을 휴전 시한으로 삼고, 종전을 위한 물밑 접촉을 이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게 순조롭다며 자신이 직접 이슬라마바드로 가 종전 서명을 하게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란도 호응해 휴전 시한까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8일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은 이전 상태로 다시 돌아갔다"며 해협 재봉쇄를 선언했다. 해협을 지나려는 민간 선박을 겨냥한 공격을 재개한 것이다. 미군이 이란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지속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란이 선의로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했음에도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군이 세계 곳곳의 공해상에서 이란 연계 선박을 나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란의 태도가 돌변한 것으로 보인다.

종전 협상 타결로 가는 길은 험해 보인다.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놓고 입장 차이가 극명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포기하고 미국에 넘기기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국영TV에서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어디로도 이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국 간 협상 과정에 밝은 이란의 한 고위급 당국자도 CNN에 "논의할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공개 언급이 진행 중인 협상을 깨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차 종전 협상 날짜는 20일
입장 차가 현격해 보이지만 종전 협상 테이블이 금명간 차려질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파키스탄이 2차 종전 협상을 위해 강력한 보안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매체 익스프레스트리뷴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당국은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 주변 주요 지역과 누르 칸 공군기지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600곳 이상의 검문소를 설치하고 1만 명이 넘는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종전 협상에 대비한 사실상의 봉쇄로 풀이된다.

양국이 공식적인 2차 종전 협상 날짜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20일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 날짜가 미국 시간인지 파키스탄 시간인지 명확하지 않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2차 종전 협상에서 양국이 먼저 원칙적인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60일 이내에 세부 합의를 담은 포괄적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