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발전보다 기득권? 현역 5명 출사표에 내홍 자처
경선 난맥상 속 김부겸 등판에도 자기 희생 움직임 '실종'
26일 국힘 후보 선정 때까지 지리멸렬한 선거전 이어질듯

'보수의 텃밭' 대구에서 시장 도전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지역 발전 보다 기득권에 더 관심을 둔다'는 비판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 당시 낙하산 공천 논란을 경선으로 바꾸며 내홍을 조기 수습한 부산 지역 보수 정가와도 대비되고 있다. 당 지도부, 지역 정치권이 이제라도 지리멸렬한 대구시장 선거 구도에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교통정리에 나서는 것은 물론 자기희생을 통한 내려놓음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유영하·추경호 양자 대결로 압축됐으나 지역민 관심을 끌지 못해 '흥행 실패'의 길을 걷고 있다. 국민의힘이 보여준 극심한 공천 내홍이 지지층을 이탈시켰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등판해 광폭 행보를 거듭하며 이슈 몰이를 하고 있어서다.
지지율 상위권임에도 경선에서 배제(컷오프)된 이진숙·주호영 예비후보가 여전히 승복하지 않고 있어 양자 경선의 관심도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 최종 후보 선정 결과도 26일에야 발표될 예정인 탓에 이번 주 내내 국민의힘은 대구시장 선거 국면에서 지리멸렬한 모습을 떨쳐내지 못할 전망이다.
이 같은 현실은 대구 지역 보수 정가를 대표하는 현역 의원 다수가 시장 경선에 참여하며 자처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번 지선 대구시장 경선에는 6선 주호영, 4선 윤재옥, 3선 추경호 등 중진 의원을 비롯해 초선 유영하·최은석 등 현역 의원 5명이 도전장을 냈다. 이는 지역은 물론 중앙 정치권에서 '대구 의원들이 텃밭에서 손쉬운 승리를 노린다'는 비판을 샀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들을 '기득권'으로 규정하고 중진 컷오프 등 인위적인 경선 개입을 마음먹게 한 것도 결국 다수 현역 의원 출마가 낳은 반작용이라는 해석이다.
'이정현 공관위'가 사상 초유의 '대구시장 낙하산 인사 공천' 의지를 드러내는 등 내홍 조짐을 보일 때 현역 의원들이 보여준 모습도 실망스러웠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사태 초기 다수 현역 의원들이 시장에 출마한 탓에 지역구 의원 12명이 단일대오를 이뤄 당 공관위, 지도부에 일치된 입장을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같은 낙하산 공천 파동을 겪었던 부산에서는 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진우 의원이 먼저 나서 경선을 요구,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과 대비됐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자신이 단수 공천받을 수 있었음에도 자기를 희생하며 내려놓았던 주진우 의원 같은 사례가 대구에선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실제 여론조사 상위권 후보 2명이 컷오프되자 남은 현역 의원들은 유불리를 따지며 '표정 감추기'에 급급했던 게 아니냐"면서 "컷오프에 반발하는 의원을 비롯해 경선 참여 의원들 모두 지역 발전보다 자신의 정치 셈법이 우선"이라고 했다.
지역 보수 정가 곳곳에서는 '이대로는 민주당에 대구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당 지도부, 지역 의원 등이 사태 수습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상당하다. 미국 일정을 마친 장동혁 대표부터 나서서 대구시장 경선 내홍을 정리하고,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 역시 교통정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정치평론가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 대표는 "다수 현역 의원들의 시장 도전이 외면받게 된 것은 그들이 보수의 위기 속에 보여줬던 과거의 무기력한 모습이 오버랩된 측면이 크다"며 "중진 의원을 비롯해 대구 의원들은 이제라도 보수의 위기 극복, 지선 및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기득권 내려놓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