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대 성과급 요구...사내 협력사까지 지급 대상 포함
작년 연구비 5.5조 중 절반 육박…전기차 투자 여력 위협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파격적인 요구안을 확정하며 노사 간의 팽팽한 기싸움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맞물리며 산업 전반으로 '보상 경쟁'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골자로 한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하고 사측에 전달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순이익 10조3648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성과급 규모는 3조 원을 상회한다.
노조는 이번 요구안에 사내 협력업체 직원까지 성과급 지급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담았다. 노조 측은 "성과를 낸 만큼 전 종업원은 물론 협력사까지 상생하는 분배 구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영향으로 원청과 하청 간 공동 교섭 압박이 커지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노조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 등 생산 자동화 확대에 대비해 소득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완전월급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급 기반 체계에서 발생하는 월 소득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이 밖에도 ▲상여금 800% 인상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 ▲정년 65세 연장 ▲해고자 복직 및 손해배상 철회 등을 요구안에 담았다.
다만 대규모 성과급 요구를 둘러싼 재무 부담 우려도 제기된다. 노조가 요구하는 3조 원대의 성과급은 지난해 현대차 연구개발(R&D) 비용 약 5조5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으로, 전기차 전환과 자율주행 투자 등 중장기 투자 여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도 변수다. 성과급이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보다 우선될 경우 자본 배분 원칙을 둘러싼 논란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노조들의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면서 실적 호조를 기록한 주요 기업들이 성과 배분 수위를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인 200조 원을 고려하면 성과급 규모만 약 2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 전망치 270조 원 감안시 성과급 추산액은 40조 5000억 원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