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금융감독원이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맞춰 이른바 ‘좀비기업’의 상장폐지 회피 불법행위에 칼을 빼들었다. 시세조종과 허위 자본확충, 분식회계, 미공개정보 이용 등 퇴출 회피 목적의 시장 교란 행위를 조사·공시·회계 부서가 합동 추적해 엄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17일 상장폐지 회피 목적의 불공정거래와 회계부정에 대해 합동 대응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한계기업의 적시 퇴출과 자본시장 선순환을 위해 올해 1월부터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상장폐지 위험이 커진 부실기업들이 퇴출을 피하기 위해 불법행위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상장폐지 기준은 이미 한층 높아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은 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코스닥은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됐다. 오는 7월부터는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추가 상향되고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도 새로 도입된다. 완전자본잠식과 공시위반 관련 기준 역시 강화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그간 적발한 주요 사례도 공개했다. 대표이사가 횡령 자금을 동원해 지인을 유상증자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허위 자기자본을 확충한 사례가 있었다. 실물 거래 없이 특수관계자에게 제품을 판매한 것처럼 증빙을 조작해 매출액을 부풀리거나, 최종 수요처가 없는 제품을 고가에 공급해 영업이익과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사례도 적발됐다. 완전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를 피하려고 허위 재고자산 증빙을 꾸며 매출원가를 축소한 경우도 있었다.
악재성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불법행위도 확인됐다. 금감원 감리·조사 결과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가 확인됐다는 사실을 직무상 먼저 파악한 뒤, 공시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전에 본인 또는 지배 법인 명의 계좌로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사례다. 거래량 기준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를 피하려고 본인과 가족 명의 계좌를 이용해 시세조종 주문과 통정매매를 반복한 사례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앞으로 상장폐지 고위험군 기업을 집중 감시할 계획이다. 단기 시세조종과 허위·과장 공시를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워 시가총액이나 동전주 요건을 회피하는 행위, 가장납입성 유상증자와 회계부정을 통한 관리종목 지정 회피, 악재성 정보 공개 전 내부자 매도 등을 중점 점검 대상으로 삼았다. 공시심사 단계에서는 유상증자 배경과 자금 사용 목적, 투자위험요소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회계감리 부문에서는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심사 대상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상장폐지 회피 목적 등의 불법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엄정 대응해 주식시장의 신뢰를 제고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