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가상계좌를 타인에게 넘기거나 의심스러운 가상계좌로 돈을 보냈다가 금전 피해를 입는 데 그치지 않고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고 금융감독원이 경고했다.
금감원은 17일 소비자경보를 내고 가상계좌를 이용한 금융사기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가상계좌는 카드대금 납부와 쇼핑몰 결제 등에 쓰이는 정상적인 거래수단이지만, 최근에는 각종 범죄의 자금 이동 통로로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타인 명의 가상계좌를 사들여 가맹점과 무관한 사기 거래에 이용하거나, 카드회원에게 거래실적을 쌓아 신용도를 높여주겠다고 속여 가상계좌를 넘겨받고 있다. 정상 업체로 위장해 PG사를 통해 가상계좌를 확보한 뒤 범죄수익 자금세탁에 활용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대출 취약계층을 노린 수법도 대표적이다. 사기범들은 “저금리 대출”이나 “거래실적 확보”를 미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가상계좌 입금을 요구해 돈을 가로챈다. 특정 금융회사를 사칭하거나 실제 대출상품을 언급하면 피해자는 정상 금융거래로 착각하기 쉽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부업사기와 투자사기, 중고거래사기 같은 신종피싱에도 가상계좌가 동원되고 있다. SNS의 고수익 보장 광고에 속아 법인 명의처럼 보이는 가상계좌에 투자금을 넣었다가 돈을 떼이거나, 중고거래 과정에서 판매자와 다른 명의의 가상계좌로 입금을 요구받은 뒤 연락이 끊기는 식이다.
금감원은 무엇보다 본인 명의 가상계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해당 계좌가 범죄자금 세탁에 쓰이면서 보이스피싱 공모자로 엮일 수 있어서다.
거래상대방과 다른 명의의 가상계좌나 금융기관명으로 오인될 수 있는 계좌로 입금을 요구받으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사기범에게 속아 돈을 이체했다면 즉시 경찰청 통합대응단 1394에 신고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안내했다.
금감원은 “가상계좌를 악용한 금융사기에 대해 관계기관 및 금융회사와 공동 대응을 강화해 관련 피해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