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모모 펴냄

같은 사진을 컬러 톤이 다른 두 가지 표지로 만들었다. 아니, 제목이 다르다!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의 블루와 그 스핀오프격인 <내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의 핑크는 같은 이야기의 다른 얼굴 같은 느낌을 준다.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를 수식하는 가장 솔깃한 말은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원작자 이치조 미사키가 쓴 소설이라는 것이다. ‘오세이사’라는 줄임말을 애칭처럼 쓰는 팬들을 보유한, 소설과 영화가 두루 사랑한 책의 작가가 출간한 소설, 그리고 영화화된 작품의 개봉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미즈시마 하루토는 시골 마을의 공무원을 목표로 평범하게 살던 고등학교 2학년생이다. 하루토는 아야네로부터 “함께 노래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는데, 아야네로 말하자면 눈에 띄는 예쁜 외모와 달리 ‘철의 여인’이라 불리며 아이들과 거리를 두고 지낸다. 방과 후 동아리방에서 둘만의 부 활동을 하다 보니 아야네는 글씨를 읽고 쓰기 어려워하는 난독증 환자였다. 작가는 ‘저자 후기’에 이렇게 썼다. “제가 쓰는 작품은 어떤 고비의 ‘연속’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 어떤 상황에도 공통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영화로 말하자면 엔딩크딧이 흐르는 장면이 지나도 인생은 계속된다는 점입니다.” ‘계속’이라는 단어의 힘을, 사랑이라는 단어와 엮은 이야기다.
시작은 소꿉놀이 같은 둘만의 부 활동이지만, <네가 마지막으 로 남긴 노래>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두 사람이 성인이 된 뒤의 삶을 보여주며 마음의 궤적을 그려보인다. 책의 띠지에 적힌 “올해 가장 많이 울게 될 단 하나의 이야기”라는 말이 아니어도,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좋아한 독자라면 응당 마음을 누군가 움켜쥔 것 같은 절박한 슬픔과 쏟아지는 눈물을 기대할 것이다. 성장과 사랑,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 함께하는 눈부신 웃음과 눈부신 울음. 표지에 등장한 관람차 장면에 다다르면 사랑 이야기가 이런 거지 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관람차처럼 천천히 돌고 있다. 나는 아야네의 장단에 맞춰주면서 쑥스러운 크리스마스의 싱거운 농담을 계속했다. 아야네는 깔깔대며 즐거워했다.” 설렘을 느끼고 싶은 독자에게 권하는 소설이다.
“크리스마스이브인데 오늘은… 하루토와 같이 있고 싶어. 괜찮지?” 2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