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제78차 정기대의원총회 개최
"정부, 통보 아닌 현장 의견 들어야"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사의 진료권, 면허권, 전문가로서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와는 타협할 수 없다며 성분명 처방 등에 맞서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1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78차 정기대의원총회' 인사말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면허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 처방의 책임 구조를 흔드는 성분명 처방 강제, 계약당사자에게 과도한 사법 권한을 넘기는 건보공단(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등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것은 의사만을 위한 주장이 아니고 이 원칙이 무너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의사의 진료권, 면허권, 전문가로서의 자율성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타협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의정 사태로 무너진 의료 시스템을 온전히 재건하기까지 5년, 10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의학교육은 정상화가 시급하고, 전공의 수련체계는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했는데 의료계와 정부, 어느 한쪽만의 힘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 정상화의 출발점은 의사들이 본연의 자리에서 소신껏 진료하고, 후배 의사들이 제대로 된 교육과 수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며 "국가와 정치가 현장과 핵심 의료를 지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김 회장은 "지난날의 정책 실패를 의사들의 책임으로 전가해서는 안 되고 과거처럼 정부가 정하고 통보하면 갈등만 반복될 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반드시 현장의 의견을 구한 뒤에 시행해야 한다. 의협은 과학적 근거와 현장의 경험에 기반해 책임 있는 정책 파트너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의협 대의원회 또한 다른 이름의 의약품이라도 성분이 같다면 바꿔서 처방할 수 있게 하는 '성분명 처방' 도입 논의를 비판하고, 의료사고 발생 시 의사들에 대한 광범위한 형사면책을 요구했다. 대의원회는 총회 후 결의문을 통해 "의사의 처방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며 "의학적 원칙을 무시하고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성분명 처방 도입 논의를 즉시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또 "의료행위의 결과를 형사 처벌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면서 "국회와 정부는 필수 의료 행위에 대한 광범위한 형사면책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의료분쟁조정법'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