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데이터 관리 체계를 도입하며 주주신뢰 회복 작업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ESG의 본질이 공시 체계와 거버넌스 정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공시와 기업설명(IR) 대응을 둘러싼 불만이 분출된 이후 회사가 감사위원회 설치, 사외이사 확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등을 연달아 꺼냈다는 점에서다.
데이터 ESG로 공시 체계 전환
19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최근 전사 ESG 경영체계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데이터 기반의 실행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회사는 앞서 ESG 전문 솔루션 기업 '로그블랙'과 협약을 체결하고 통합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분산돼 있던 ESG 관련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데이터 생성·검증·승인·변경 등 전 과정을 이력 기반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알테오젠이 ESG를 주주신뢰와 공시 대응을 위한 관리 체계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 회사는 이번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정합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주요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표준협회 지속가능성센터와 자문계약을 맺고 올해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도 추진하기로 했다. 보고서 작성 기준으로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GRI) 스탠다드를 제시한 점도 외부 공시를 전제로 한 체계 정비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이번 조치가 환경 성과 확대보다 공시 인프라 구축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나타난다. 알테오젠이 전면에 내세운 항목도 온실가스 인벤토리 관리, 데이터 추적, 보고서 작성, 외부 공시 대응에 집중돼 있다. 아직 배출량 총량이나 감축 목표, 사회 부문 핵심성과지표 같은 결과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ESG 정보를 외부 검증이 가능한 형식으로 다루기 시작한 단계에 가깝다.
이번 체계 전환은 알테오젠 사업 단계와도 맞물린다. 글로벌 파트너와 허가 지역, 공급범위가 넓어질수록 비재무정보까지 한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는 관리체계의 필요성이 커진다는 시각이다. 회사는 머크샤프앤돔(MSD),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산도즈 등과 ALT-B4 기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기술용역수익 중 ALT-B4 관련 매출 비중은 2025년 78.5%에 달했다. 현재까지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한 다국적 제약사만 8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장 성토 뒤 거버넌스 손질
시장은 이번 체계 정립의 배경으로 3월31일 정기주총에서 터져 나온 '주주신뢰 훼손'에 주목한다. 3월31일 열린 알테오젠 정기주총은 약 2시간 동안 팽팽한 긴장 속에서 진행됐고, 최근 주가 하락과 MSD 로열티 공시 논란, IR 대응 부실 문제 등이 동시에 터지며 성토장 분위기가 됐다. 당시 주주들은 경영진을 향해 주가 하락 책임과 공시 대응 문제를 거세게 제기했다.
김향연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신뢰 문제를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낸 장면이었다. 2대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주총 전 입장문을 통해 CFO 조직개편 없이 재선임 안건이 그대로 상정될 경우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형 대표는 3년여간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액면분할 등 주주친화 정책이 부재했고 일부 경영진은 지분 매도로 시장 신뢰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재선임 안건은 가결됐지만 경영설명 방식은 여전히 문제시됐다.
알테오젠이 주총 전후로 내놓은 거버넌스 조치도 이런 배경과 이어진다. 회사는 주총에 앞선 3월16일 자본준비금 800억원의 이익잉여금 전입, 사외이사 신규 선임,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정기주총 안건에 상정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4인 및 사내이사 3인 구조를 통해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거버넌스를 고도화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사업보고서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알테오젠은 2022년 3월 ESG 경영체계 도입을 공지했고, 2025년 9월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14001 인증을 취득했다. 또 제18기 정기주총 예정 안건으로 감사위원회 설치 관련 정관 정비,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근거 마련, 분기배당 근거 신설, 발행가능주식총수 상향 등을 기재했다. 최근 홈페이지에 'ESG 경영 본격화'를 공지하며 전담 조직·위원회 구축, 이사회 과반 사외이사 체제, 감사위원회 설치를 제시됐다.
첫 보고서와 생산 통제가 과제
평가는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밀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진다. 보고서가 원론적 나열에 머물면 체계 정립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는 데이터 플랫폼 도입과 함께 올해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배출량 총량, 감축 목표, 공급망 실사 범위, 사회 부문 핵심지표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
과제는 공급과 생산 관리 체계까지 ESG의 실체로 연결하는 일이다. 알테오젠은 50ℓ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기와 정제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연구 및 공정개발용 소규모 설비이며, 양산용 생산시설은 아직 보유하고 있지 않다. 현재 개발제품의 전임상 및 임상 시료는 국내외 위탁생산(CMO) 업체에 맡기고 있다. 회사는 3월 주총에서 공장 준공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했다. 규제 당국 실사를 감안하면 상업 가동 시점은 2031년 안팎으로 전망된다.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 과반체제가 실제 감독 기능으로 작동하는지도 다음 점검 지점이다. 앞으로 이사회가 어떤 기준으로 비재무 리스크를 다루고, 어떤 범위와 수준으로 정보를 공개하는지가 체크포인트로 꼽힌다. 시장은 형 대표의 공개 반대와 주총장의 성토가 보여준 것은 경영진 설명 방식과 시장 대응 역량에 대한 의문이었다고 본다. 알테오젠은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과 함께 거버넌스 고도화, 배당재원 확대, ESG 데이터 체계 도입을 동시에 내세우고 있다.
알테오젠은 일관된 기준으로 ESG 데이터를 관리함으로써 외부 공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장호 ESG경영부장은 "ESG 데이터는 생성·검증·승인 전 과정이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돼야 한다"며 "이번 플랫폼 도입을 통해 데이터 트래킹과 이력 기반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 및 외부 공시 대응에 필요한 데이터 신뢰도를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