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매워요)! 그런데 계속 당기네요"
도쿄 이케부쿠로 선샤인시티 컨벤션센터. 붉은 국물이 담긴 컵라면을 한 입 먹은 일본인 관람객이 연신 물을 들이키면서도 젓가락을 멈추지 못했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던 일본 소비자들이 이제는 한국식 매운맛의 중독성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일본 MZ세대 '매운맛 놀이터' 된 코리아 엑스포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열린 '코리아 엑스포 도쿄 2026' 현장은 이른 시간부터 관람객들로 붐볐다. 행사장은 K-푸드·뷰티·콘텐츠·라이프스타일 기업 부스로 빼곡히 채워졌고, 곳곳에서 매운 라면과 과자를 시식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특히 2030세대로 보이는 젊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오가며 제품을 맛보고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매운 음식을 맛본 뒤 얼굴을 찡그리다가도 "오이시이(맛있다)"를 외치며 다시 한 입을 먹는 반응이 반복됐다.
입구에 자리 잡은 농심 부스는 행사 내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신라면에 이어 제2의 브랜드로서 일본 시장 확대를 노리는 '너구리'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시식과 선호도 투표 이벤트를 진행했다.
관람객들은 매운맛과 순한맛을 번갈아 맛보며 취향을 비교했고, 캐릭터 굿즈를 활용한 체험존에도 젊은 층이 몰렸다.
농심 부스를 찾은 한 일본인 관람객은 "신라면과 너구리는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라며 "여전히 맵게 느껴지긴 하지만 스프 양을 조절하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너구리는 면 식감이 독특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는 일본에서 우동과 연관된 이미지가 있어 비교적 친숙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너구리 캐릭터 등을 적극 활용해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며 "현지 판매 기준으로 매운맛과 순한맛 비중이 약 7대3으로, 한국보다 순한맛 선호도가 조금 더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매운맛으로 일본 시장 공략한 K-푸드…바이어 관심도 집중

현장에서는 농심 외에도 다양한 식품기업들이 매운맛을 전면에 내세웠다. 새한그레인은 매운맛 과자 '오초볼 신나당맛'과 '구운마늘맛'을, 올레바당은 제주 딱새우를 활용한 라면 제품을 선보이며 바이어 상담을 진행했다. 부스마다 시식용 제품이 빠르게 소진될 정도로 반응도 활발했다.
특히 김치 건조칩을 전시한 헵시바F&B 부스 역시 종일 상담이 이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오늘 준비해온 물량이 거의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데다, 예전보다 일본 소비자들의 매운맛 수용도가 확실히 올라간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확인된 소비자 반응과 바이어들의 관심을 고려할 때 일본 내 매운맛 수요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아가는 분위기다. 한국식 매운맛 콘셉트를 앞세운 K-푸드의 일본 시장 확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