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동시에 1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며 실질적인 재무 체력을 입증했다. 장부상 손익을 넘어 안정적인 현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핵심 지표인 유동성과 정산 안정성 역시 확보했다는 평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2025년 매출은 369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거래액(GMV) 역시 2조8000억원 규모다. 전사 영업손실은 약 44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전년대비 약 72% 감소하며 적자 폭을 크게 축소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본업인 '에이블리' 플랫폼의 수익 구조에 있다. 플랫폼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직접 매입 대비 원가 부담이 낮은 수수료 및 광고 중심의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20.2% 증가한 2273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총이익률을 77.3%까지 끌어올렸다. 거래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저비용·고효율 구조가 자리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기업의 실질 체력을 보여주는 현금 창출력이다. 에이블리의 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73억6700만원으로 전년대비 약 40%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0억원 규모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플랫폼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준이 엄격해진 상황에서도 에이블리가 충분한 대금 지급 능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회사의 현금 보유액은 입점 업체에 지급해야 할 미지급금(약 959억원) 규모를 웃돈다.
확보된 재무적 여력은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에이블리는 본업에서 창출된 현금을 기반으로 남성 패션 플랫폼 '4910'과 일본 서비스 '아무드'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했지만, 4910은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137% 증가했고, 아무드 역시 누적 다운로드 650만 회를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가파른 외형 성장과 동시에 재무 구조 정상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2252억원에 달하며 자본총계는 -552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보유 현금이 파트너사 정산금 성격의 미지급금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향후에도 정교한 유동성 관리가 요구된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본업에서 창출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신사업 확장을 견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며 "수익 구조의 질적 성장을 통해 전사 차원의 재무 건전성을 한 단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