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제조 기업 한울소재과학의 전환사채(CB)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반도체 소재 자회사 제이케이머트리얼즈(JKM)가 공장 인허가 절차 핵심 관문을 통과하며 양산 체제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신장비 중심 사업 구조에서 반도체 소재로의 확장 전략이 가시화되는 흐름이다.
CB 투자로 지배력 확보…JKM, 양산 문턱 넘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JKM은 최근 세종공장에서 화학물질관리법상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설치검사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반도체 소재 생산을 위한 영업허가 신청의 핵심 요건으로, 공장 운영을 위한 필수 선행 요건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금강유역환경청에 제조업 영업허가를 신청하고, 이후 공정안전관리(PSM) 심사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허가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고객사 평가와 납품 승인, 매출 전환으로 이어지는 실질적 사업화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JKM은 지난달 세종 캠퍼스를 준공하며 양산 체제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700억~750억원이 투입된 해당 공장은 포토공정 핵심 소재 생산을 위한 거점으로, 초고순도 소재 양산과 공급망 대응을 목표로 한다.
한울소재과학은 2024년 JKM에 410억원 규모 CB 투자를 단행하며 반도체 소재(감광제)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단계별 투자 집행과 계약 변경을 거쳐 투자금 납입을 완료했고, 전환을 통해 JKM 최대주주(지분율 58.7%) 지위를 확보했다.
자금 일부는 CB를 발행해 조달했다. 한울소재과학은 2024년 200억원 규모의 4회차 CB를 발행해 120억원을 JKM 지분 취득 자금으로 활용했다.지난해 8월 발행한 70억원 규모 7회차 CB도 JKM 지분 취득에 투입됐다.
단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생산설비 구축과 사업권 이전까지 병행한 점이 특징이다. 한울소재과학은 감광제 생산설비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한 뒤 세종 공장 내 설비 및 관련 사업권을 JKM으로 이관하며 사업 역량을 집중시켰다.
통신 정체→반도체 확장…공급 계약 관건
한울소재과학의 통신장비 사업은 통신 3사 위주의 안정적 매출 구조를 갖고 있지만, 통신사들의 설비투자(CAPEX) 감축 기조로 성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최근 몇년 간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연구개발비 비중이 20% 후반까지 확대되는 등 신사업 전환 부담이 반영되고 있다.
이에 반도체 소재 사업이 중장기 성장 축으로 설정된 상태다. JKM이 추진 중인 제품은 포토레지스트(PR), 반사방지막(BARC), 하드마스크 등 반도체 포토공정 소재와 패키징용 감광성 폴리이미드(PSPI), 폴리벤조옥사졸(PBO) 등이다. 이 중 포토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영역으로 꼽힌다.
최근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재 공급의 중요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JKM은 세종 캠퍼스를 기반으로 초고순도 소재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중화권 고객사를 대상으로 품질 평가를 진행 중이다.
투자 성과의 핵심은 양산 전환 시점과 고객사 확보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허가 절차 완료 이후 실제 공급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JKM 관계자는 "이번 설치검사 적합 통보는 세종공장이 화학물질관리법상 핵심 관문을 통과했다는 의미"라며 "영업허가 신청과 PSM 심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해 안정적인 가동과 양산 체계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인허가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되며 생산 인프라 구축과 사업화 일정이 구체화되고 있다"며 "고객 대응력과 공급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