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AI 관련 기술·정책과 기업의 전략을 쉽게 풀어드립니다.
NHN이 시니어케어 자회사 와플랫을 앞세워 '인공지능(AI) 스마트홈 돌봄' 판을 넓히고 있다. 안부 확인과 안전관리 중심이던 돌봄 서비스를 구강 건강까지 아우르는 예방형 관리 체계로 확장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정책과 공공 돌봄 시장 확대 흐름에 맞춰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는 요양시설로 옮기지 않고 현재의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가능한 한 오래 자립적으로 생활하는 개념이다.
안부 확인 넘어 구강까지…예방형 돌봄으로 확장
19일 업계에 따르면 NHN은 최근 NHN와플랫, AI 구강 헬스케어 기업 아이클로와 'AI 스마트홈 돌봄'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역할 분담은 선명하다. NHN은 대규모 건강 데이터를 처리·분석하는 AI 인프라를 맡고, NHN와플랫은 '와플랫 AI 생활지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제 서비스 구축과 운영을 담당한다. 아이클로는 스마트홈 환경에서 구강 건강 모니터링과 AI 분석 데이터를 공급한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돌봄 범위를 넓히는 데 있다. 그간 디지털 돌봄 서비스가 안전, 안부, 정서 지원에 집중됐다. NHN은 여기에 구강 건강이라는 일상 관리 항목을 추가해 예방형 통합관리 모델로 고도화하려는 모습이다. 고령층에게 구강 건강은 영양 섭취, 전신 질환, 삶의 질과 맞닿아 있지만 상대적으로 돌봄 체계 안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못했던 영역이다.
아이클로가 보유한 기술도 이런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아이클로의 AI 구강검진 솔루션 '홈덴'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만으로 구강 상태를 진단하는 서비스다. NHN 입장에선 별도 하드웨어 보급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스마트폰 기반 돌봄 항목을 추가할 수 있는 셈이다.
와플랫 역시 이런 확장의 중심축이다. '와플랫 AI 생활지원사'는 스마트폰 기반으로 어르신의 안전, 안부, 건강, 생활, 정서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AI 휴먼 기술을 적용해 실제 생활지원사와 대화하는 듯한 사용자 경험을 구현했다. 이 플랫폼은 2024년 7월 출시 이후 전국 38개 지자체·기관과 협약을 맺은 점도 공공 돌봄 서비스 접점 확대의 기반으로 평가된다.
지자체 돌봄 플랫폼 경쟁 본격화
NHN의 행보는 정부 정책 방향과도 맞물린다. 보건복지부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를 AI로 구현하기 위한 'AI전환(AX)-스프린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AX-스프린트는 복지·돌봄 분야에서 AI 기반 혁신 제품을 발굴·확산하기 위한 제도다. 여기서 'AI 스마트홈 돌봄'은 실제 거주 공간에 다양한 스마트 기기와 AI를 결합해 24시간 생활밀착형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16일 발표한 'AI 돌봄기술 전주기 지원 전략'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정부는 재가 돌봄에는 AI·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모델을, 장기요양시설에는 행정업무와 야간 라운딩 부담을 덜어주는 스마트 시설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는 예방 중심 돌봄, 현장 실증을 거친 기술 확산, 제도 개선과 법·윤리 정비까지 연결하는 로드맵이다.
이런 정책 환경은 NHN에는 기회다. 단순 솔루션 공급 기업을 넘어 지자체와 공공영역에서 다양한 돌봄 기능을 묶는 플랫폼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NHN이 카카오헬스케어, 마크노바, 헬스맥스에 이어 아이클로까지 협력망을 넓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혈압·건강관리, 생활지원, 정서관리, 구강 모니터링 등 세부 기능을 외부 전문기업과 연결해 와플랫 안으로 흡수하면서 플랫폼의 외연과 활용도를 함께 키우는 전략이다.
결국 NHN이 노리는 것은 '돌봄 앱'보다 넓은 자리다. 고령자와 취약계층의 거주 환경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잠재적 건강 위험까지 조기에 감지하는 예방적 돌봄 체계를 와플랫 중심으로 구축해 공공 돌봄 시장에서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