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LVMH·에르메스·케어링 등 글로벌 3대 명품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실적 발표 자리에서 잇따라 한국 시장에 긍정 신호를 보냈다. 같은 기간 방한 외래관광객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경신했고 국내 백화점 업계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소비 지표가 동시에 우상향하면서 외국인 수요가 집중되는 백화점에 대한 시선이 높아지고 있다.
명품 3사가 주목한 시장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4월 14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서울에 문을 연 루이비통 '더 플레이스 서울(The Place Seoul)'을 브랜드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 중 하나로 소개했다. 세실 카바니스 CFO는 "한국인 고객과의 연결을 재구축했고 한국에서의 성장이 반등했다"며 "중요한 시장"이라고 짚었다. 고객군 분석에서도 한국인은 일본 제외 아시아 기타 국적 고객군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르메스는도 15일 콘퍼런스콜에서 한국을 인도와 함께 아시아에서 "매우 좋은 성과를 내는 두 시장"으로 꼽았다. 케어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중국 본토의 중간 10%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한국·홍콩이 그나마 강세를 보인 시장으로 거론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것이 중국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케어링 소속 부쉐론은 일본과 함께 한국이 주얼리 부문 핵심 강세 시장으로 언급됐다.
방한 476만명, 백화점 두 자릿수
수요 기반 지표는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래관광객은 약 476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월에는 중동 사태 발발에도 약 206만명이 방한해 월별 기준으로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시장별로는 대만(+37.7%)의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고, 중국(+29.0%)·유럽(+25.6%)·홍콩(+21.3%)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외국인 신용카드 관광지출액은 3조2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백화점 현장도 흐름이 나쁘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4% 증가했다. 2월은 25.6% 증가했으나 설 명절 시점 이동 효과가 수치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 이보다는 작년 7월 이후 8개월 연속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추세로서 더 의미 있다는 분석이다. 2월 해외유명브랜드 카테고리 성장률은 22.6%였고, 백화점 점포당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0.1% 늘어난 529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분기 총매출액(신세계·광주·대구·대전 단순합산)이 2조2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3월에는 6743억원으로 10.6% 늘었다.
다만 외국인 소비 확대가 백화점 업계의 구조적 변수로 자리 잡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국내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 내수 경기 회복 여부가 실적을 좌우하는 더 큰 변수다. 중동 사태 장기화와 항공료 상승도 방한 수요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체부는 "국제유가·유류할증료 상승으로 인한 항공료 상승과 국제정세 불안에 따른 해외여행 심리 위축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