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시사IN〉 제작을 진두지휘하는 편집국장이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우리 시대를 정직하게 기록하려는 편집국장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대학 때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다. 좋은 기사를 써보겠답시고 뛰어다닌 보람찬 경험보다 학업과 학보사 활동을 병행하느라 힘들고 화났던 기억이 더 진하게 남아 있다. 그때도 주간 발행이었던지라, 한 주 한 주가 어찌나 빚쟁이처럼 꼬박꼬박 찾아오던지. 자기 학점 챙기겠다며 ‘지면 방어’에 소홀한 동료 기자를 맹렬히 미워했고, 캠퍼스 잔디밭에서 짜장면 시켜놓고 바닥에 우리 학보를 깔아놓고 먹는 학우들을 보면 멈춰 서서 저주의 눈빛으로 노려봤다. 정기 발행 매체가 계속 굴러가게끔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원망, 후회, 책임감이 무겁고 끈적하게 뒤섞인 나날을 보냈다.
매년 〈시사IN〉 대학기자상 수상자들을 만난다. 올해로 제17회다. 한 회당 4~6팀의 수상팀이 나온다. 심사하면서, 직접 인터뷰하면서, 다른 기자들의 기사를 통해, 시상식장에서 만나 그들의 얼굴과 그들이 만들어낸 보도물을 봤다. 매번 짠하고 기특한 마음과 동시에 동료 언론인으로서 동질감과 존경심을 느낀다.
〈시사IN〉 대학기자상은 대학 수업 과제 혹은 ‘스펙 쌓기’용으로 짧은 기간 반짝 취재해 만들어낸 결과물에 상을 주지 않는다. ‘비영리 대학매체 소속 언론인’의 기사·사진·영상 및 기타 기록물이 심사 대상이다. 주간이든 월간이든 계간이든, 독자들과 약속한 주기대로 발행해야만 하는 ‘매체’를 지켜가면서 대학과 공동체의 민주주의와 발전에 기여하는 보도물을 낸 대학 언론인들을 장려한다.
요새 같은 각자도생 세상에서 청년들이 나서서 맡을 만한 일이 아닐 것 같은데, 여전히 응모가 쏟아지고 작품들도 훌륭하다. 올해 어느 수상팀 기자가 인터뷰 중 대학 언론 위기에 대해 말하던 중 “올해는 (우리 매체에서) 아직까지 2명밖에 안 나갔어요. 거의 신기록”이라며 웃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가슴이 아팠다.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늘 그랬다. 제1회 대학기자상 수상자들을 소개하는 16년 전 기사의 제목도 ‘대학 언론 죽다가 살아날까’였다. ‘위기’ ‘고군분투’ ‘절박’과 같은 키워드가 매해 빠지지 않았다. 그래도 17년간 해마다 적게는 120편, 많게는 340편씩 응모작이 들어왔다. 다 더해보니 총 3495편이다. 현직 기성 언론인 입장에선 너무 귀하고 감사한 3495가지 ‘희망의 증거’다.
어려운 환경에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증명하는 ‘작은 언론’을 응원하는 일은 사실 〈시사IN〉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내년에 창간 20주년을 맞는다. 아직 살아남은 이유가 있을 것이고 더 찾아 나서고자 한다. 그 탐색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2026 〈시사IN〉 독자 설문조사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