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진 지 3주 만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희생자 유해와 항공기 잔해물 수습이 완료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사 현장에서는 희생자의 유해가 계속 발견되었고, 470여 일 만에 전면 재조사에 들어갔다.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1주기를 앞둔 지난해 12월12일, 무안공항에서 만난 유가족 김영헌씨는 “공항 안에 사고기 꼬리날개와 유류품이 1년째 비를 맞으며 방치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보름여 지나 참사 1주기인 지난해 12월29일, 추모식을 마친 유가족들을 태운 버스가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도착하자 검은 옷차림의 유가족들은 하나둘 버스에서 내려 콘크리트 둔덕 앞에 모였다. 이들은 울먹이며 땅바닥만 살펴봤다. 사고 잔해가 여전히 곳곳에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참사 1주기에 로컬라이저 주변을 확인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1월22일 무안공항 방문을 계획하자, 1월13~15일과 19일 현장에서 유류품 20여 포대를 수거해 공항 내부 보관소로 옮겼다. 유가족들은 참사의 원인 규명보다는 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국토교통부의 잘못을 덮으려는 의도라며 불신을 키워갔다.
그러다가 지난 1월16일, 사조위를 국무총리실로 이관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방치돼 있던 사고 항공기 잔해에 대한 조사가 참사 발생 1년 2개월 만에 시작된 것이다. 2월11일부터 공항 내부에 보관 중이던 잔해 재조사가 진행됐다. 3월26일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희생자 44명의 유해 74점이 발견됐다. 사조위가 옮겨놓은 20여 개 포대에서만 7명의 유해가 확인됐다.
재조사 과정에서 유해가 계속 발견되자, 유가족들은 3월15일 참사 현장인 무안공항 활주로 외곽 지역을 직접 조사하기 시작했다. 공항 내부 출입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 10여 점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미 사고 6일만에 ‘(꼬리날개 부분만 빼면) 99% 수습 완료’라고 발표된 장소에서 유해가 계속 발견되자, 유가족들은 3월16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재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3월19일 책임자 처벌과 전면 재조사를 지시했다. 참사 발생 약 470일 만인 4월13일, 사고 지역에 대한 전면 재수색이 시작됐다. 재수색은 5월2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재수색 작업은 시작부터 혼선을 빚었다. 하루 약 250명이 투입되는 범정부 합동 수색 계획이었지만,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경찰 과학수사대와 국방부 유해발굴단의 조사 방식도 엇박자를 냈다.
오전 11시경 시작된 재조사는 문제점이 속출하자 1시간 만에 유가족 요청으로 중단됐다. 그사이 유가족들은 현장에서 유해로 추정되는 뼛조각 11점을 직접 수습했다.
재수색 나흘째인 4월16일 현재,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과 수색 방식 재정비, 유해 발굴 전문성 강화 등 유가족 요구가 일부 반영되면서 수색은 점차 안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희생자 유해 추정 뼛조각 228점과 유류품 128점이 추가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