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이 특정 연령층의 취미를 넘어 전 세대가 즐기는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1년 내 등산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약 70%에 달했으며,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참여가 늘고 있다. SNS 콘텐츠를 계기로 산행을 시작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아, 사진 촬영과 경험 공유 중심의 새로운 등산 문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변화는 장비 사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의 보조 도구로 여겨지던 트레킹 폴(등산 스틱)은 최근 연령과 숙련도를 가리지 않고 널리 활용되고 있다. 초보 등산객과 젊은 층에서도 안정적인 산행을 위한 장비로 관심이 높다.

트레킹 폴은 산행 시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고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폴에 체중을 과도하게 의존하면 하중이 오히려 손목 관절에 집중되면서 인대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 폴을 쥔 채 넘어질 경우 손가락과 손바닥의 특정 구조에 손상을 입어 장기간 치료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발생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단순 손목 염좌를 비롯해 손목 손등 부위의 건초염, 삼각섬유연골복합체(TFCC) 손상, 드퀘르벵 증후군 등이 있다. 초기에는 뻐근함이나 일시적 통증으로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통증을 참고 산행을 지속하면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주는 상태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손목 근력과 유연성이 충분하지 않은 초보 등산객일수록 주의가 필요하다.

폴을 잡고 넘어질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할 손 부상은 엄지손가락 중수수근관절의 측부인대 파열과 손목의 갈고리뼈 골절이다.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홍인태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이 둘은 손에 막대기나 라켓, 또는 자전거 핸들을 쥔 상태로 넘어질 때 흔히 발생한다”며 “두 손상 모두 초기 치료가 늦어지면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엄지손가락 중수수근관절의 측부인대 파열은 완전 파열이 됐다면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손목 갈고리뼈의 골절은 추후 새끼손가락 굴곡건의 자발적 파열을 야기할 수 있어 폴을 잡고 넘어지고 나서 손바닥 부위가 아프다면 꼭 자세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홍인태 원장은 “트레킹 폴 사용 시 너무 폴에 의지해 손과 손목에 힘을 집중하기보다 팔 전체와 상체 움직임을 활용해 체중을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산행을 피하고, 산행 전후 손가락·손목·전완근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