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오 14세(오른쪽 사진) 교황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을 향해 “교황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선 안 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비판적 메시지를 이어갔다.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카메룬에서 “한 줌의 폭군들이 세상을 유린하고 있다”며 “종교와 신의 이름을 자신의 군사·경제·정치적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이들에게 화가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교황이 있는 이탈리아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곤경에 처할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교황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고 하는 성명을 냈다.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한다”며 “나는 교황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내게는 반대할 권리, 교황과 의견이 다를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교황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한다면 그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최초의 미국인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 교황은 일관되게 반전 메시지를 내 왔으며 이란에 핵무기를 허용하는 취지로 말한 적이 없어 사실 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교황은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폭격 이후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 왔다. 교황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하루 뒤 삼종기도에서 “무기가 아닌, 진실하고 책임감 있는 대화만이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며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다. 또 지난 10일 X(옛 트위터) 글을 통해서도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 군사 행동은 자유나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은 채 전쟁으로 무고한 인명 피해가 확산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고 군사 행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낸 것이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종전 협상 합의를 압박하며 “하나의 문명이 사라질 수 있다”고 위협한 데 대해선 “전능에 대한 망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금껏 이란에 핵무기를 허용한다는 취지의 발언은 없었다. 오히려 교황은 지난해 6월 “핵 위협 없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했고, 지난달 5일에도 “핵 위협이 다시는 인류의 미래를 좌우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등 핵무기를 반대하는 입장을 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