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경고·수탁거부 조치
1분기에만 1만2천건 넘어서
경고 건수 2021년 이후 최다
'수탁거부'도 1299건, 하루 22건꼴개인투자자 A씨는 최근 거래 증권사로부터 불공정거래가 의심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주가가 시시각각 변동하는 상황에서 매수와 매도 주문을 번갈아 내는 '초단타' 거래를 반복했는데, 이 같은 방식이 주가조작 세력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으로 지목된 것이다. 증권사는 동일한 방식의 거래가 지속될 경우 일정 기간 거래를 제한하는 '수탁거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안내했다.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A씨 사례처럼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투자자들에게 1만2,000건 이상의 경고 조치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실제 거래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도 1,300건에 달했다. 지난 3월 미국·이란 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를 틈탄 주가조작 의심 거래도 그만큼 늘었다는 방증이다.
19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증권사 불공정거래 예방조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은 계좌 이용자에게 총 1만2,086건의 경고와 수탁거부 조치를 했다. 불공정거래 의심 경고가 내려진 건수는 2021년 4분기(1만2,211회) 이후 분기 기준 최대다. 지난해에는 분기별 경고·수탁거부 건수가 1만 건을 넘은 적이 없었다.
증권사들은 한국거래소 시장감시규정에 따라 시세조종행위로 의심되는 계좌 주인을 상대로 이 같은 경고 조치를 할 수 있다. 거래 성립 가능성이 낮은 호가에 대량 주문을 넣는 허수성 매매, 특정 세력이 시간과 가격을 사전에 정해 거래를 주고받는 가장·통정매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에 다량의 주문을 집중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고 조치는 크게 유선경고, 서면경고, 수탁거부 예고, 수탁거부 등으로 나뉜다. 세 차례 경고를 한 뒤에도 의심 행위가 계속되면 아예 일정 기간 거래를 막아버리는 것이다. 가장 높은 수위인 수탁거부는 올해 1분기 1,299건에 달했다.
거래일(59일)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22개 계좌가 거래 정지 제재를 받은 셈이다.
이는 최근 증시 활황으로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난 가운데 지난달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9,829만 개 수준이던 주식거래 계좌 수는 3월 말 1억367만 개까지 늘었다. 코스피는 3월 한 달간 19.1% 급락했지만, 이 과정에서 지수 급등락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수탁거부까지 진행된 계좌는 거래소 분석을 거친 뒤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형사처벌,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도 가할 방침이다.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증권사로부터 수탁거부 등 경고 조치를 8차례 받고도 불공정거래를 이어간 개인투자자를 적발해 검찰에 넘겼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을 틈탄 시세조종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